우리가 사실이라고 믿는 거짓들
우리가 진짜라고 믿는 것들 중에는 스스로 밝혀 낸 것보다 사회에서 받아들인 것이 많다. 학교에서 배운 것, 책에서 읽은 것, 신문에서 본 것, 인터넷에 정리되어 있는 것들이 별 의심 없이 진실이라고 믿어진다. 선택과 판단의 순간에도 상식과 여론처럼 공론화된 사회적 사실들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사회 속에 발을 딛고 사는 존재여서이기도 하지만 다수가 믿는 사회적 진실들이 개인의 생각을 지배하고 왜곡시킬 수 있을 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믿는다고 해서 모두가 진실은 아니다. 책 속에서 학교 친구들은 선생님의 말을 믿고 선생님은 부모들의 말을 믿고 부모는 아이의 말을 믿고 아이는 친구의 말을 믿었지만 친구는 거짓말을 했다. 진실을 거슬러 간 끝에 거짓이 있었다. 그리고 잘못된 믿음이 쌓일수록 거짓말의 횡포는 심해졌다. 이 책은 주변에 있을 법한 작은 에피소드를 그려 내는 듯 보이지만 주인공의 숨 막히는 답답함은 큰 파장이 되어 우리의 현실과 일상을 거울처럼 비춰 준다. 주변에서 쉽게 놓치고 있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짚어 보게 하고 작고 연약해서 억울하게 사라져 간 세상의 힘없는 진실들이 얼마나 많을지 떠올려 보게 한다.
진실을 궁리하고 두드려 볼 수 있는 숨바꼭질 같은 이야기
진실은 여럿의 의견을 모아 결정하는 다수결의 문제가 아니다. 찬반의 가치 판단은 수가 많은 쪽으로 결정할 수 있지만 선악과 같은 사실 판단은 대중의 뜻을 모아 내릴 수 없다. 이 경계가 모호했던 시대에 진실을 다수결로 정하며 수많은 마녀사냥이 일어났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도 사실의 문제와 취향의 문제를 구별하지 못하고 진실에 대한 판단을 자주 타인에게 맡겨 버린다. 스스로 사실을 따져 보기도 전에 군중 심리에 기대고 가짜 뉴스에 휘말리며 쉽게 믿고 크게 단언한다. 다친 친구를 대신해서 주인공을 응징해 주겠다며 주먹을 휘두르고 쫓아온 친구는 우리들의 이런 어리석음을 보여 준다.
다수의 의견은 공고하고 두텁기 때문에 끊임없이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