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여우 하퀸은 식구들이랑 산꼭대기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다. 이따금 땅 주인과 사냥터지기가 여우 사냥을 하러 왔지만 거기에 하퀸네 식구들이 살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른다. 엄마 아빠는 위험하다고 산 위에서만 놀고 골짜기에는 절대로 내려가지 말라고 하지만 하퀸은 모두가 잠든 밤이면 남몰래 골짜기로 내려가 모험을 즐긴다. 꽃향기도 맡고, 비밀 통로를 찾아내 늪 건너편으로 건너가서 토끼와 닭도 잡으면서.
아빠가 몇 번이나 위험하다고 일러도 말을 안 듣던 하퀸은 어느 날 밤, 그만 사냥터지기의 눈에 띄고, 사냥터지기는 사냥꾼들을 데리고 골짜기로 몰려온다.
하퀸네 식구들은 겁에 질려 꼼짝도 못하지만, 하퀸은 사냥꾼들을 딴 데로 끌고 갈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일부러 사냥꾼의 눈에 띌 때까지 기다렸다가…….
■ 단순한 이야기, 환상적인 그림,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명작!
산 위에서만 노니까 심심해서 몰래 골짜기로 내려가 이것저것 모험을 즐기는 하퀸. 행여 나쁜 일이라도 생길까 봐 노심초사하는 엄마 아빠의 주의를 그냥 흘려듣는다. 그러다 결국 아빠 말대로 위험에 처하는데……. 하지만 겁을 먹은 것도 잠시, 용감하게 사냥꾼들을 유인해낸다.
하퀸의 모습은 바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다. 세상에 대한 충만한 호기심과 계산 없이 도전하는 순수함이. 하퀸의 엄마 아빠는 바로 우리 부모들과 똑같다. 위험한 곳에는 아예 접근도 못하게 하는 끝없는 걱정이.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부모와 아이가 자연스레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고 동화할 수 있다. 지금의 딱딱한 부모가 한때는 어린이였음을, 지금의 말썽꾸러기가 예전의 자신의 모습이었음을 떠올리다 보면 부모와 아이는 좀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부모님이 어렸을 때 부모님도 그랬고, 지금 아이들도 그렇고, 다음 아이들도 그럴 것처럼 아이들은 시행착오 속에 한 걸음씩 힘겹게 세상을 배워 나간다. 아빠의 말씀을 거역해 위험에 처하지만 결국 위험을 벗어나고 가족들도 구하는 하퀸의 모습은 안도감과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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