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조문영│
1부 친밀성의 풍경
1 함께 머물러 살기 ― 서울 청년 여성들의 공동주거전략 │류연미│
2 불안을 말하는 청년 여성과 역차별을 주장하는 청년 남성 │김수아│
3 결혼과 비혼, 고달픈 갈림길에 선 상하이 여성 │이응철│
4 어둠 속의 빛 ― 쇼장방송(秀場直播으로 삶을 변화시키려는 여성들 │유빙│
2부 일터와 삶터
5 공장 찾아가기와 공장 벗어나기 ― 동남권 학생들의 일경험과 구직 │양승훈│
6 배달 플랫폼 노동 청년들의 숨쉬기 │채석진│
7 베이징에서 살아남기 위한 분투 ― 불평등과 능력주의 서사 │김기호│
8 90년대생 베이징 토박이의 ‘유서 시대(遺書時代’ │우자한│
3부 마주침의 장소들
9 테크노-소셜 밸리의 (비연결 ― 사회혁신 스타트업의 청년들 │조문영│
10 청년과 북한의 마주침 ― 에필로그의 시간과 유령의 시간 │한선영│
11 접경도시 샤먼에서 마주한 ‘대만 청년’들 │문경연│
12 대륙 언니들이 왔다 ― 중국 한류 팬덤의 한국 이주 │펑진니│
13 중국 유학생과 “우리만의 글로벌” │이보고│
필진 소개
한중청년들의 일상문화와 생애기획,
그 마주침의 현장
이 책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 ‘친밀성의 풍경’에서는 기존의 통념, 불안, 혐오와 고투하며 때로 친밀성을 위태롭게 자본화하는,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의미의 집-가족을 실천 중인 한중 여성 청년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2부 ‘일터와 삶터’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청년들이 취약한 노동 환경, 지역 편차, 공론장의 위계와 씨름하면서 제 일터와 삶터를 모색하고, (불공정에 대한 감각을 벼리는 과정을 살폈다. 3부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유학과 팬덤, 기술과 창업을 매개로 연결되고, 남한과 북한, 중국 대륙과 대만이 청년들의 여러 활동을 통해 교접하면서 형성되는 ‘마주침의 장소들’을 엮었다.
이 책에 수록된 13편의 글에서, 청년들은 한국에서든 중국에서든 문턱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취업이 힘들고 집값이 폭등하면서 ‘성인기’ 진입을 위해 통상 요구되는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보니, 문턱의 의례는 뜨겁고 역동적인 커뮤니타스(communitas라기보다 건조하고 반복적인 시험에 가까워졌다. 성년식, 입학식, 졸업식, 결혼식 등 ‘성인’ 지위로의 이행에 인정과 의미를 부여하는 기존 의례들이 쇠퇴하고, “동지 의식과 커뮤니타스적 유대”를 되살리기보다 커리어 축적과 잠깐의 욕구 분출을 위한 이벤트가 늘어났다. 청년기의 불확실성을 감수할 만하다고 여기게 했던 안정적인 미래의 기대가 사라지면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어불성설이 된 것 같다.
문턱에 머문 삶의 모습은 그래도 꽤 다채롭다. 커뮤니타스를 생성해낼 만한 에너지 자체가 소진된 삶, 경이의 순간이 사라진 일상에 익숙해진 삶도 있다. 어떤 삶은 정상성의 궤도에서 탈선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다른 어떤 삶은 창업, 투자, 기술 혁신, 팬덤, 이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문턱에 생기를 입힌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차별과 불평등에 좌절하고, 누군가는 공모한다. 어떤 삶은 결혼을 거부하거나 비혈연적 가족을 만들면서 (이전 질서의 복원과 다른 방식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