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말/ 트로트에 대한 바른 이해 8
본격 대중가요의 시작… ① 이난영과 ‘목포의 눈물’ / 이난영1 13
② 식민지 백성 울분 달랜 ‘한의 노래’ / 이난영2 20
③ 대중가요 전성시대 연 ‘트로트 여제(女帝’ / 이난영3 28
시인 100명이 첫손에 꼽은 노랫말 <봄날은 간다> / 백설희 36
조선 땅을 펑펑 울린 애달픈 ‘사모곡’ / 반야월 43
망향의 애달픔 삭이는 절절한 ‘국민 애창곡’ / 현인 50
‘부모’ 존재 재인식 시킨 서정시 노래 / 유주용 58
고향 잃고 떠도는 민초들의 애틋한 망향가 / 백난아 66
6·25 때마다 소환되는 대표적인 진중가요(陣中歌謠 / 신세영 · 심연옥 74
전쟁·분단의 비극 녹아있는 6·25 노래 / 이해연 · 최갑석 82
피란살이에 지친 실향민들의 ‘최고 인기’ 애창곡 / 박재홍 91
근대 우리 트로트의 원형 보여준 ‘신민요’ 가수 / 황금심 100
팍팍한 ‘세월의 강’ 건너는 사공들의 뱃노래 / 황정자 109
중성톤의 ‘도시적 저음’에 지적 분위기로 주목 / 송민도 117
이국적인 마스크로 스크린 넘나든 ‘싱잉스타’ / 나애심 125
70평생 노래 따라 살다간 고고한 ‘산장의 여인’ / 권혜경 133
트로트로 스타덤에 오른 서울대 음대 출신 ‘샹송가수’ / 최양숙 140
타향살이 설움 달래준 고향 그리는 노래 / 고복수 · 한정무 147
추석·설 명절 주제가로 불리던 ‘망향의 노래’ / 오기택 · 나훈아 155
‘트로트 전설’이 된 노래 속의 영원한 나그네 / 백년설 163
마음은 언제나 고향… 혼으로 노래한 ‘전설’ / 배호 171
‘통곡의 강’ 돼 흐른 남북 이산가족 ‘테마송’ / 김정구 · 손인호 180
나라 잃은 백성의 천년 한·민족혼 노래한 첫 대중가요 / 이애리수 188
트로트에 흐르는 두 개의 백마강… 700년 백제의 넋
‘트로트’에 대한 바른 이해
‘오래된 옛날 노래’라고 여겼던 ‘트로트’가 부활했다. 요즘 방송가는 애어른 할 것 없이 그 트로트 열풍에 푹빠져 온 나라 안이 시끌시끌하다.
한때는 ‘먹물들’로 불린 식자층의 많은 이들이 ‘3류’ ‘허접하다’며 ‘뽕짝’이라 치부했던 ‘트로트’. 뻔하디 뻔한 사랑타령인데, 청승맞은 눈물짜기, 이별타령, 고향 그리는 망향의 노래인데 그럼에도 왜들 그렇게 좋아라 난리들인 것일까.
우선 쉽다. 노래의 서사적 스토리가 낯설지 않은 나의,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그래서 들으면 편하고, 곡조의 구성이 단조로워 따라 부르기도 쉽다.
조금 더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자면, 우리들 가슴속 저 밑바닥에 웅크려 잠자고 있던 짠한, 그래서 눈물도 찍어내게 하는 ‘한’의 정서 같은 것을 다시금 일깨우기 때문은 아닐까.
트로트(Trot는, 영어로 말이 총총걸음으로 빠르게 걷는 ‘속보’에서 나온 말이다. 이것이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쓰이게 된 것은, 20세기 초다. 당시 미국에서 남녀 한쌍이 추는 4분의 4박자 리듬의 사교춤이 유행했는데, 이 사교댄스의 리듬인 ‘폭스 트로트(fox-trot’에서 따왔다.
그리고 이 리듬형식은 당시 유행을 타고 일본 고유 민속음악에 접목돼 ‘엔카’의 형식이 됐고, 우리나라의 초기 대중가요가 이 영향을 받았다. 그런 까닭에 우리의 트로트를 놓고 ‘왜색’ 시비가 일었고, ‘뽕짝’이라는 비하적 명칭도 생겨났다.
특히 포크계열의 서양음악이 들어온 1960년대 이후 트로트가 저학력자나 사회 하층민들이 주로 듣고 즐기는 노래양식으로 인식되었지만, 1930년대를 전후해 트로트가 처음 불리고 가수의 노래를 레코드 음반을 통해 듣던 시절에는, 유성기를 가지고 있던 당시의 소수 인텔리층과 개화한 도시인들이 즐겨듣고 누리던 새로운 유행음악이었다.
당시 상황을 통계수치로 살펴보면, 이난영의 노래 <목포의 눈물>이 세상에 나올 무렵인 1935년대에 우리나라의 유성기 보급 대수가 약 35만 대에 달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