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숲은 변연미가 지치지도 않고 고집스럽게 용기를 다해 그려온 유일하고도 특별한 주제이다. 1999년 프랑스에 불어 닥친 폭풍이 망가트린 숲, 부러지고 쓰러진 나무들로 가득한 황폐한 숲, 그때 변연미와 숲 사이에는 일종의 강한 공모의식이 형성된다.
세잔느는 <사람은 자연에 그다지 세심하지도, 성실하지도, 순종적이지도 않다.> 라는 글을 남겼다. 그의 열정적인 주제는 셍 빅트와르 산이었다.
자연과 진리
<나는 셍 빅트와르 산을 그릴 수도 없고, 그릴 줄도 모르는 채 오랜 시간을 보냈다.> 라고 엑스 출신의 거장은 말했다. 그는 아주 조금씩 그 무게와 아름다움을 재현해 내었고 셍 빅트와르 산은 그때부터 미술사에 자취를 남기게 된다. 변연미는 나무 몸체를 모래와 접착제, 커피가루로 두텁게 바르고 칠한다. 세잔느와는 달리, 나무 꼭대기는 화폭보다 더 광활한 높은 곳을 지향한다. 하늘 높은 곳에서, 나뭇가지들은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색채는 단지 빛의 필터일 뿐이다. 아뜰리에에서 현실의 숲은 환상의 숲으로 변모한다. 복잡하게 얽힌 가지들을 지닌 일련의 나무들을 부드럽게 스며든 빛이 안쪽에서 밝게 비추인다. 장면포착, 빛의 작업, 하늘의 밝음의 강도 등은 기후현상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작가 내면의 감성과 연결된다.
변연미가 거대한 화폭에 그려낸 사람이 살지 않는 숲은 가스파르 프리드리히의 형이상학적인 풍경을 연상시킨다. 선의 섬세함, 세심하게 표현된 가벼움, 그리고 뎃상의 왕성함 등은 그가 동양 출신임을 미묘하게 드러내 준다. 숨이 막힐 듯한, 황색. 그림자가 드리운 듯한, 청색. 비현실을 드러내는 듯한, 보라색은 유니크하다. 그녀의 숲, 그녀는 그것을 항상 검은 숲이라 부른다.
신낭만주의?
이제 그녀는 그녀가 초기에 보여주었던 어두운 단면들, 부러진 선들, 묵시록적인 이미지들과는 멀어진 것처럼 보인다. 숲들은 화폭마다 수직으로 뻗어있고 나무들도 성장한 모습이다. 신비로우면서 신화적인 이런 인적 없는 배경 속에서 영혼은 사방을 배회하는 듯하다. 전체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