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우주, 환경오염, 그리고 과학적 상상력
달과 우주를 향한 인간의 호기심을 다룬 작품은 SF소설에서 빠질 수 없다. 달에 소원을 빌기도 하고, 우주로 향하는 로켓에 소원(?을 빌기도 하는 등 쉬이 가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이번 작품집에서도 ‘달’을 소재로 한 다양한 시도를 한 작품들이 있다. 신윤복 화백의 「월하정인」과 조선 시대 달항아리를 연결지어 색다른 시간 여행을 보여 준 「달 아래 세 사람」, 달의 뒷면을 보게 된 날, 2055년에서 온 아들을 만난 이야기인 「달의 뒷면에서」가 그에 해당한다. 이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담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또한 전 세계가 주목하는 화두인 환경에 대한 문제를 다룬 작품들도 있다. 우리 고전 「흥부놀부전」의 스핀오프로, 흥부에게 은혜를 갚던 제비가 사실은 지구로 특파된 은하 영웅이라는 기발한 설정인 「외계에서 온 박씨」와 마스크와 고글 없이는 숨을 쉴 수 없는 시대, 마스크를 벗어던진 ‘여름’이 그날부터 모든 생물의 말을 보기 시작한다는 독특한 서사의 「여름이, 옵니까?」이다. 두 작품 모두 환경오염에서 출발했지만, 작가들만의 상상력으로 새롭게 풀어낸 SF소설이다. 이번 『항체의 딜레마』에 수록된 단편들은 친근한 소재에 SF적 상상력이 더해져 스토리텔링이 풍부하고 판타지적 요소까지 가미되었다. 그래서 SF소설을 어렵게 생각하는 어린이 청소년 독자들이 입문하기에 좋고, 그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
SF보다 더 SF 같은 현실
과학소설의 시선과 배경은 보통 미래를 향하고 우주를 향한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 미래, 우리가 경험해 보지 않은 시공간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작품들이 많다. 그간 SF는 아주 먼 이야기이자 어쩌면 현재 일어날 수 없는 미래의 일이라고 상상해 왔지만, 팬데믹이 전 세계에 창궐하면서 SF는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는 어린이 청소년 독자들이 살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