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이 불려도 당황하지 않기 … 7
2. 강풍을 대비하기 … 24
3. 빌런의 등장에 흔들리지 않기 … 42
4. 떡볶이는 먹고 가기 … 56
5. 골고루 망쳤을 땐 일단 한숨 자기 … 68
6. 도저히 안 될 땐 과감히 투항하기 … 81
7. 패배에 대한 맷집을 기르기 … 94
8. 내 앞에 놓인 일들을 그냥 하기 … 108
9. 메뉴가 별로인 날은 건너뛰기 … 124
10. 기운 없는 친구에겐 죽을 건네기 … 136
11. 밖으로 끄집어내기 … 152
12. 드넓은 바다를 상상하기 … 166
13. 고양이인가 싶을 때 다시 보기 … 181
하나. 이름이 불려도 당황하지 않을 것.
둘. 빌런의 등장에 흔들리지 않을 것.
셋. 떡볶이는 먹고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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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찮은 고등학교 생활,
그저 견디고 버티는 것만이 답은 아닐 거야.
웬만한 성적을 유지하는 것, 그것은 이 세계를 견디기 위한 최소한의 보험을 들어 놓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방준호가 소설의 주인공이다. 탁월한 대입 실적으로 소위 명문고라 불리는 두성고등학교는 입학 첫날부터 준호를 당황
시킨다. 입학한 그날 저녁부터 곧장 야자를 시작한다는 것도 놀라운데, 느닷없이 강당에 자신의 이름이 울려 퍼지다니. 최상의 공부 환경을 갖춘 우등생 특별 자습실인 ‘정독실’에 들어갈 서른 명의 신입생이 성적순으로 호명된 것이다. 준호의 베프인 건우는 간발의 차로 정독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준호와 건우 사이는 어쩐지 어색해지고 만다.
준호는 배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긴 했지만, 다른 아이들이 실수한 덕분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결국 3월 모의고사도, 중간고사도 죽을 쒀 버렸다. “학교가 날 밀어내는 기분”으로 막막한 하루하루를 헤쳐 나가는 준호. 그런 그의 일상에 새로운 인물들이 엮여 든다. 중학교 때 ‘프로아나’로 유명했다는 하림이의 갑작스러운 데이트 신청, 시사 토론 동아리 ‘코어’에서 만난 유빈이의 느닷없는 전학 선언, 모의고사건 중간고사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민병서의 이유를 알 수 없는 견제까지,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갈수록 만만찮아 보이는 고등학교 생활, 준호는 무사히 버텨 낼 수 있을까? 아니, 과연 버티는 것이 답이긴 한 것일까?
“어릴 때부터 칭찬에 익숙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은 겪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정작 내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굴러가는지는 몰랐다.
모범생답게, 마음이 시키는 일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았으니까.”
지금껏 자신의 마음이 어떤 모양으로 굴러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음을, 준호는 깨닫는다. 중학교 때까지의 준호는 눈앞에 놓인 일들을 ‘그냥’ 해 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