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숲에 사람이 묻혀 있어.
죽은 자에게 진실을 물을 수 없다면 산 자를 찾아내 물으면 된다.’
열일곱 살 유나인은 이모와 단둘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나인에게 식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손톱 사이에서 새싹이 돋아난다. 나인에게 ‘승택’이라는 소년이 다가오더니 ‘너와 나는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나인의 혼란스러움은 더욱 커진다. 이모가 그제야 털어놓은 비밀은, 나인이 ‘아홉 번째 새싹’이며 특별한 능력이 있는 존재라는 것.
“……어제 나한테 말 걸었던 거.”
“…….”
“너 맞지?”
주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모든 식물이 나무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 나인은 바람 소리에 뒤섞인 목소리를 들었다. 나무의 목소리였다. (본문 94면
나인은 새로이 알게 된 자신의 존재가 혼란스럽지만, 여전히 곁에 있어 주는 이모, 친구 ‘현재’와 ‘미래’, 그리고 승택 덕분에 전과 같은 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달라진 게 있다면 식물과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식물과 교감하는 능력을 통해 나인은 2년 전 자취를 감춘 학교 선배 ‘박원우’ 실종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고, 이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숲이 전해 준 이야기만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다. 나인과 나인을 믿어 주는 친구들은 모두 열일곱 살. 고등학생 몇 명이 2년 전 수사가 완료된 사건에 갑자기 관심을 보인다면 진지하게 받아들여 줄 리 없다. 나인과 친구들은 그들 각자의 방식을 찾기 시작하는데……. 실종된 박원우는 돌아올 수 있을까?
“나는 못 그만둬. 네가 나한테 알려 주려고 했듯이 나도 알려 줄 거야. 나도 그 선배가 저기 있다고 알려 줘야겠다고.”
자신이 이렇게 정의로운 사람이었는지는 나중에 따지기로 했다. 일단은 원래도 잘 못 참는 성격이었으니 눈물도 단지 참지 못했을 뿐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본문 130면
“이거 하나는 약속해 주라. 아무리 답답하고 화가 나도 네 능력을 발설하지 않겠다고.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