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잡힌 시각에서 쓰여진 라틴아메리카의 전체 역사!!
『라틴아메리카의 역사』(A History of Latin America는 1980년 『간략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A Short History of Latin America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된 이래, 오늘날까지 30여 년 동안 아홉 번의 개정을 거치면서 꾸준히 읽히고 있는 권위 있는 라틴아메리카 역사 입문서이다. 이 책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라틴아메리카 대륙에서 벌어진 역사 전체를 포괄적이면서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깔끔한 구성과 평이한 문체로 쓰여져 있어 독자들이 복잡하고 광범위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각 장의 초입에 제시되고 있는 각 장의 핵심문제와 간략한 연표, 그리고 풍부한 도판과 지도 자료 역시 독자들이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폭넓고 균형잡힌 시각에서 쓰여졌다는 더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의 주저자인 벤자민 킨은 에스파냐 인들에게 희생된 인디오 문명, 즉 ‘패자들의 관점’에서 신·구 세계의 ‘만남’을 살펴야 하며, 인디오들에 대한 에스파냐 인들의 잔혹한 착취와 파괴를 고발한 당대의 소수 에스파냐 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킨의 시각은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킨은 이 책에서 유럽과 미국의 5세기에 걸친 착취와 불평등 무역, 즉 ‘중심부 국가들에 의한 종속화’라는 ‘종속이론’적 시각을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저개발 상태를 진단하면서 라틴아메리카 민중을 가난과 억압 속으로 몰아넣은 중심부 국가들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특별히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미국의 영향을 다루는 데 할애하고 있는 것은 상징적이다.
하지만 이 책은 초국가적인 요인과 제도적 권력 구조를 강조하면서, 모든 형태의 민중 저항을 대수롭지 않게 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