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권리 vs. 엄마의 생명?
동물 실험을 둘러싼 이분법적 시선을 탈피하다
열다섯 살 소년 길은 사사건건 부딪히는 엄마 아빠와의 관계나 끝없이 쳇바퀴를 도는 것 같은 일상이 불만스럽기 그지없다. 아침 식사 시간마다 되풀이되는 아빠와의 입씨름도 지겹고, 머저리 같은 벤과 어울려 다니는 자신의 절친 루이스도 한심스러울 뿐이다. 길의 마음은 외아들인 자신을 과보호하는 부모님의 숨 막힐 듯한 간섭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자 하는 열망으로 늘 분주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인지 필연인지 동물 권리 보호론자인 주드 형을 만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아빠가 하는 일이 동물 실험과 관련된 연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길의 삶은 예기치 못한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길은 자신이 믿는 바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위험 속에 기꺼이 밀어 넣는 주드 형이 자유와 반항의 아이콘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형이 아빠를 잠깐 만났을 때, ‘동물 실험’을 두고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아빠를 화나게 하는 것을 보며 통쾌함을 느낀다. 이로써 길은 큰 고민 없이, 주드 형과 함께 동물 실험 반대 운동을 하면서 아빠와 대립각을 세우기로 결심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길의 모습에 엄마와 아빠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고, 급기야 아빠의 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길에게 어렵사리 연구소 견학까지 시켜 준다. 그러나 길은 연구소 내부를 몰래 카메라로 촬영하고, 주드 형은 이를 바탕으로 연구소 습격 작전을 실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길은 부모님이 숨기고 있던 놀라운 비밀, 즉 엄마가 불치병인 유전병을 앓고 있을지도 모르며, 아빠는 이 병의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해 동물 실험을 하고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길은 부모에 대한 반항심 때문에 즉흥적으로 동참하게 된 동물 실험 반대 운동을 통해 지키고자 했던 ‘동물의 권리’라는 가치관과 ‘엄마의 생명’을 사이에 두고 심각한 내적 갈등에 빠지게 된다.
《50 대 50》은 동물 실험을 둘러싼 다양한 입장의 차이를 균형 있는 시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