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의 한살이를 보여 주는 정겹고 따뜻한 그림책
지금은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먹을거리가 모자라 힘겨운 시절을 보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보릿고개를 넘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추운 겨울이 오거나, 가뭄이 들어 농사를 망치기라도 하면, 주린 배를 움켜쥐고 겨우겨우 견뎌야 했지요. 그래서 우리 조상은 옛날부터 쌀, 보리 같은 곡식만이 아니라, 밥 대신 끼니 삼아 먹을 수 있는 고구마를 함께 길렀습니다.
《고구마는 맛있어》는 우리 겨레의 소중한 먹을거리인 고구마를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고구마를 재배하는 농가를 직접 찾아다니며, 농부의 말을 귀담아듣고 만들었기에 흙냄새, 풀 냄새가 솔솔 날 만큼 생생한 정보와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고구마는 어떤 땅에서 잘 자라고, 어떤 날씨를 좋아하는지, 고구마 순은 어떻게 심고, 언제 따면 좋은지, 수확은 어떻게 하는지, 책장을 넘기다 보면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온 농사법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고구마가 자라는 과정도 쉽게 이해하게 되지요.
개비름이랑 명아주를 뽑아내고, 쇠비름이랑 바랭이도 캐내요.(본문 16쪽
굼벵이랑 들쥐도 고구마를 좋아해요.(본문 18쪽
계절 따라 모습을 바꾸는 고구마밭의 풍경과 둘레에서 같이 자라는 풀 그리고 여러 동물의 모습도 정겹고 따뜻한 한국화로 함께 그렸습니다. 고구마밭에 어울려 사는 굼벵이, 들쥐, 무당벌레, 노린재, 여치, 달팽이, 잠자리, 메뚜기들의 모습을 담았고, 둘레에서 피고 자라는 쇠비름, 명아주, 바랭이, 강아지풀, 개망초, 냉이, 엉겅퀴 같은 들풀을 함께 그렸습니다. 이처럼 생태계의 유기적인 모습을 보여 주며, 고구마를 심고 기르는 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아이들이 폭넓게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고구마는 삶아서 먹고, 구워서 먹고, 튀겨서 먹고, 날로도 먹습니다. 고구마 순은 김치로 담가 먹거나 무쳐 먹기도 하지요. 고구마 가루로는 떡이나 엿을 만들어 먹습니다. 또 잎과 줄기는 물기가 많고 연해서 소와 돼지가 아주 좋아합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