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게르니카>와 함께한 예술적 탐험.
“그림은 부재를 통해 빛을 발합니다.”
‘현대예술의 앙팡 테리블’로 불리는 아델 압데세메드는 어느 날 콘셉시온이라는 이름의 여성으로부터 이상한 편지를 받는다. 이 편지에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크리스토프 오노-디-비오와 함께 파리 피카소 미술관에 가서 하룻밤을 보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동이 틀 때까지 오로지 두 사람만 그곳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아델 압데세메드는 1971년 알제리의 콩스탕틴에서 태어난 조형예술가이다. 1980년 열 살의 나이에 ‘베르베르족의 봄’을 목격했고 미술대학을 다니며 학생운동과 여성운동 단체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스물세 살에 조국을 탈출했다. 종교와 율법의 명목하에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죽이는 이슬람주의 정권을 벗어난 후에는 예술을 통해 자신이 보고 겪은 폭력을 고발해왔다.
<르 프앵> 부편집국장이자 저널리스트인 크리스토프 오노-디-비오는 2000년대에 레바논에서 미얀마를 거쳐 아프가니스탄까지 여행하며 그 지역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참상을 직접 목격했고 그곳에서의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발표했다. 오늘 밤 그는 아델 압데세메드의 ‘서기’가 될 것이다.
아델은 이 특별한 밤을 위해 포도주 네 병을 챙겨왔고, 크리스토프는 작은 녹음기를 들고 왔다. 두 사람을 초대한 초대장에는 분명히 ‘게르니카 프로젝트’라고 적혀 있었지만, 정작 <게르니카>는 그곳에 없다. 그림이 없음에도 두 사람이 들어선 전시실에는 잔혹한 스페인 전쟁이 그림 없는 액자 속에 요약되고 압축되어 전쟁의 분위기가 가득하다.
“당신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내전의 공포. 1937년, 스페인 정부로부터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 스페인관에 걸 대형 작품을 제작해달라는 주문을 받은 피카소는 나치가 게르니카를 폭격해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소식에 격분하여 〈게르니카〉를 그렸다. 전쟁터에서 볼 수 있는 온갖 모습들이 뒤엉켜있는 이 작품은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