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에 미술관을 찾은
한 아이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특별한 경험
소중한 선물을 곱게 감싼 듯한 패턴, 서체 자체로 존재감을 내뿜는 제목. 단정하고 세련된 표지부터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선물』은 독특한 그림과 감각적인 구도, 그 속에 담은 메시지가 어우러진 그림책입니다. 여러 나라 독자들을 사로잡은 이 책은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이미 2017년 볼로냐 라가치상 멘션을 수상했으며, 2021년에는 dPICTUS 아름다운 그림책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예쁜 포장을 풀어내듯 『선물』의 표지를 넘겨 보세요. 그러면 한 아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얼굴이 온통 불만으로 가득한 아이는 바로 주인공 ‘웅이’입니다.
웅이는 아빠에게 예상치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습니다. 다름 아닌 ‘미술관 입장권’을 말이에요. 예술 작품을 봐도 잘 이해가 안 되는데, 그것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미술관 입장권이라니……. 웅이는 시무룩하기만 합니다. 어쨌든 미술관으로 들어선 웅이가 “OPEN YOUR EYES(눈을 떠 보세요”라고 적힌 입장권을 내밀자, 직원은 심상치 않은 미소와 함께 “OPEN YOUR MIND(마음을 열어 보세요”라고 적힌 입장권을 돌려줍니다. 그리고 낯설고도 설레는 ‘비밀스러운 미술관’이 웅이와 우리 앞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그림책
관람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물건을 물품 보관소에 맡긴 뒤, 웅이와 함께 독자들은 전시실로 들어섭니다. 마치 진짜로 미술관에 방문한 듯, 관람객들과 함께 작품들을 감상하기 시작하지요. 그런데 관람객들은 익숙한 듯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외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속마음이 하나씩 드러납니다. 저마다 마음속으로 중얼대는 말들은 어쩌면 우리 안에서 떠오르는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작품의 어느 부분을 보든, 어떻게 생각하든 정해진 법칙은 없습니다. 작품을 통해 예술가가 표현하려는 메시지를 완전히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