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내 몸이 커져 버렸다
_ 외로움 한가운데 선 한 아이의 성장통
《커지고 커지고 커지고》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한껏 들떠 있다. 하지만 아이가 실제로 맞이한 학교생활은 기대와 전혀 다르게 흐른다. 친구 없이 늘 혼자 놀고, 몸집이 또래보다 조금 크다는 이유로 매일매일 놀림과 따돌림을 당한다. 하지만 아이는 이런 사실을 부모님에게 말하지 못하고 홀로 마음속에 담아 두기만 한다. 그럴수록 아이는 ‘크고 뚱뚱하다’고 놀리는 친구들의 말에 갇혀 점점 더 불행한 나날들을 보내고, 털어놓지 못한 말과 감정 들은 아이의 마음 저 밑바닥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인다. 그리고 이것들과 함께 아이의 몸집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커지고, 커진다.
무언가가 네 마음속에서(... 커지고, 커지고, 더 커졌지. 그 무언가와 함께 너는 말 그대로 자꾸 커졌어.(...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같았어.
그동안 너를 괴롭혔던 말들이 전부 밖으로 터져 나와 너를 커지고, 커지고, 커지게 만들 때까지. _본문 중에서
이렇듯 《커지고 커지고 커지고》는 학교생활을 시작하며 겪게 되는 아이의 깊은 성장통을 계속해서 커져 가는 몸집으로 상징화했다. 이 상징은 몹시 비현실적이고 과장되어 나타나지만, 주인공의 마음에 이입하고 공감하는 데에 전혀 무리가 없다. 어느 무리에도 속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마음, 친구들의 놀림과 장난에 속끓이던 밤, 외로움 한 중턱에 서서 혼자여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던 날들……. 우리가 다 한 번쯤 경험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 “너보다 큰 아이는 없으니까. 한 사람도.”
_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할 때 분명해지는 것
아이는 커지고, 커지고, 커져서 마침내 ‘세상에서 제일 큰 아이’가 된다. 이 갑작스럽고 엄청난 변화는 아이에게 혼란과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걸음과 손짓만으로 다 망가져 버린 거리 위에서 목 놓아 울기도 하고 자신을 괴롭혔던 애들을 잡아다 ‘왜 그렇게 나를 놀린 거냐’고 묻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