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 너에게 내가 누구인지 말하고 싶어|《17세의 나레이션》
2 서로를 길러내는 우정에 대해|〈빨강머리 앤〉
3 거부당한 정체성의 여정|〈윤희에게〉
4 너에게만은 부끄럽고 싶지 않은 마음|〈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5 자매를 미워하기엔 인생이 너무 짧아|《작은 아씨들》
6 이름을 기억할 것, 사랑할 것, 그리고 낙관할 것|《소녀 연예인 이보나》
7 이토록 다른 우리가 친구가 되기까지|〈청춘 시대〉
8 외롭지 않냐고? 고양이와 살면 되지!|〈고양이를 부탁해〉
9 잊지 않기를, 버텨내기를, 끝내 자유롭기를|〈미쓰백〉
10 노블 골드 캐슬 아파트 부녀회의 비밀|〈위대한 방옥숙〉
11 몸으로 만나는 여탕의 세계|〈여탕 보고서〉, 〈급한 목욕〉
12 여적여는 어떻게 연대로 변하는가|〈동백꽃 필 무렵〉
13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스트릿 우먼 파이터〉
에필로그
인용 작품 목록
주
1. “나는 늘 여자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었으니까.”
? 여성 혐오를 넘어, 이름이 없던 수많은 관계를 보듬다
된장녀, 김치녀, 맘충 등은 여성을 혐오하고 함부로 규정하는 용어다. 그런데 여성 집단뿐 아니라 여성들이 맺는 사회적 관계에 대해서도 비슷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여자의 적은 여자”, “여초 회사는 뒷말이 많다”, “여자들은 의리가 없다” 등의 말은 여자들의 관계를 편협하게 바라보고 폄하한다. 반대로 “자매애는 있다” 같은 말 또한 여자라면 누구나 겪는 공통적 경험을 상정하며 이유 없는 연대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편견이다.
그렇다면 여자들의 진짜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사실 여자는 대부분 자신의 삶에서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한다. 집, 학교, 회사 등에서 여자끼리 맺는 사회적 관계는 무척 다채로우며, 그 안에서 여자들은 모녀 관계, 자매애, 여성들의 우정, 네트워킹, 페미니스트 동지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이렇듯 여자는 ‘여자들의 사회’에서 웃고 울고 싸우고 경쟁하고 좌절하고 실망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지금까지 여자들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놀라울 정도로 적었다. 만약 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연 여자들의 사회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 이 책 《여자들의 사회》는 바로 그동안 말해지지 않은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관계를 탐색한다.
지난 10여 년간 온라인 상의 여성 혐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여성을 함부로 정의 내리는 말이 쏟아졌다. 단 한 명조차 그렇게 한마디로 단언될 수 없는데도, 여자에 대한 뻔한 얘기를 떠드는 입들은 멈추는 법이 없었다. 여자들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조금이라도 복잡하게 얘기하면 바로 ‘여적여’라는 프레임 안으로 넣어버리거나, 그러니까 여자들과는 일하기가 싫다는 식으로 말해서 어이가 없었던 적도 여러 번이다. 여자애들끼리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말도,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도 모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