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단비│주머니에서 꺼낸 겨울
그때의 나 열아홉, 윤단비에게
김예원│둘만의 것이 아닌, 두 사람의 비밀
그때의 우리 내 곁을 스쳐 지나간 미영이들에게
윤치규│절망과 구원의 동그라미
그때의 나 열다섯 살의 치규에게
김성광│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
그때의 나 열일곱 살 성광에게
박서련│19년
그때의 나 철원의 서련에게
봉 현│나의 마지막 겨울 방학
그때의 나 열아홉의 봉현에게
유지현│기본값은 언제나 덕질
그때의 나 한겨울의 여의도를 누볐던 유지현에게
김상민│붕어빵이라는 이름의 점
그때의 나 열 살의 상민에게
그림 작가의 말
양양│우리가 찍을 수 없던 어떤 사진들에 관하여
그때 그 소녀와 소년은 어떠한 시간을 거쳐 오늘의 우리가 되었을까
웃고, 울고, 외롭고, 너무나 좋아했던…… 겨울 방학에 있었던 일들
영화 <남매의 여름밤>의 윤단비 감독은 과일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직감하곤 했다. 부모님이 과일 가게를 해서였는데, 특히 딸기와 귤은 어찌나 쉽게 무르고 곰팡이도 잘 피는지. 과일과 달리 더디게만 흐르던 일상에 숨통이 되어 준 것은 수많은 소설책과 영화였다.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도의 재능”이기에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의 몫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하는 시선 속에서 열아홉 윤단비는 다짐한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라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말이다. 고요하고도 단단한 그 고백에 뭉클함이 전해져 온다.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등을 펴낸 작가이자 인권 변호사 김예원은 중학 시절 같은 학원에 다녔던 한 아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는 ‘어떤 사건들’을 관통해 낸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의 풀리지 않은 숙제를 마주하기 시작한 소녀의 이야기는 명료하게 현실을 파고든다. 또렷한 소신을 갖고 용기를 건네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는 김예원 작가의 시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구분 없이 언제나 ‘진행형’으로 나아간다.
주중에는 은행원으로 주말에는 소설가로 살아가는 신춘문예 2관왕의 신인 소설가 윤치규는 20년 전으로 돌아가 중2 때를 되돌아본다. “차라리 모든 게 망해 버리”길 바랐던 열네 살의 윤치규를 구원한 건 힙합 음악이었다. 그때만 해도 힙합은 비인기 장르였기에 작가는 고독하게 혼자 랩을 읊조리며 비트에 몸을 싣곤 했다. 음악 선생님의 권유로 교내 축제에 참가하지만 그야말로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어 버리고, 열네 살 윤치규는 겨울 방학을 맞아 유배당하듯 아버지가 머무는 강릉에 내려가게 된다. 지겹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한줄기 빛을 찾아 헤매던 소년의 이야기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어』의 작가이자 인터넷서점에서 일하는 김성광은 ‘마음을 나누는 즐거움과 어려움’을 세밀하게 적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