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 가락재 30주년을 맞으며
봄
봄이 있기에 / 봄은 물소리입니다 / 창 안의 봄 / 얼음이 녹으면 / 아 죽지 않고 살아 있었구나! / 봄은 하나님의 손결입니다 / 뿌리가 거룩하면 / 미나리와 할머니 / 정의를 심어 사랑의 열매를 / 십자가와 거름 되기 / 그 죽음이 그렇게 죽어 / 북향화 / 시적 성찰 / 추를 보듬는 미 / 하얀 제비꽃 / 이랑과 고랑 / 다람쥐 덕분에 / 애기똥풀 / 검은등뻐꾸기 / 연한 순이 생명력입니다 / 아리랑을 쓰다 / 생명 불멸의 법칙 / 힘내세요! / 대한민국의 침몰 / 우리도 구원파일 수 있습니다
여름
여행 단상 / 방파제와 등대 / 갈등 가운데 피는 꽃 / 서해 남해 동해를 다녀와서 / 매듭과 비움의 영성 / 생태적 영성―ego에서 eco로 / 노랑할미새의 사랑 / 분복 / 제비의 귀환 / 조경은 집짓기의 완성입니다 / 하늘을 담은 못 / 착시, 착각, 착오 / 꽃과 벌 사이 / 아름, 다름, 나름 그리고 여름 / 자연 안에 사랑이 / 물로 하나인 세상 / 나무가 자라나면 / 수국 이야기 / 7월과 시저 / 개울의 개울다움 / 쉼표는 숨표입니다 / 작은 텃밭이니까요 / 백련 / 능소화의 꿈 / 논골의 벼 / 목마름 / 견과 관
가을
탄성 / 도토리 키 재기 / 벌개미취 / 물봉숭아 / 쉼과 묵상 / 거미의 집 / 원학야소 / 마중물 한 바가지 / 사랑의 밤 / 가을에는 겸손하게 하소서 / 제때 잘 떨어짐으로 / 가을 소리 / 참 열매 / 저 집이 있음으로 / 농 신학 연구소 / 화和의 계절 / 은행나무 숲 / 루터의 심정으로 / 나의 신앙고백 / 젖은 낙엽 / 새 둥지 형의 교회 / 가을이 더 아름다운 집 / 들음과 울림 / 만추晩秋는 만추滿秋입니다 / 외정내치 / 십자가 기쁨 / 종의 마음을 가진 종
겨울
눈뫼골 / 메시아를 기다리는 사람들 / 겨울 다음에 오는 계절 / 겨울나무의 기다림 / 겨울 나목 / 불을 일으키려면 / 촛불을 하나 더 들어야 / 나무 구유와 나무 십자가
작은 나무들이 커다란 숲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
정광일 목사는 1990년대 중반, 한 손에 몇 그루씩 쥐어지는 작고 가늘고 어린 은행나무 백여 그루를 심었고 2000년 초 한곳에 모여 있던 나무들을 사방으로 흩어지게 하여 울타리를 이루도록 했다. 이제 그 나무들이 제법 숲의 모양새를 갖추면서 전부터 있던 뽕나무와 밤나무와도 잘 어울리고 있다. 나무가 숲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20여 년 곁에서 지켜보면서 저자는 같은 종류의 나무들은 같은 대로, 다른 종류의 나무들은 다른 대로,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내고 다른 개성들을 존중하는 것이, 인간 사회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을 발견한다. 숲의 공동체는 여럿이 함께 공동체를 이루면 그 혜택이 다시 자신에게로 골고루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로가 서로에게 밥이 되고 또 그 밥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야말로 천당의 이미지이고, ‘한 상에 둘러앉아 이 밥을 거룩함에 담아 먹고 마시는 교회’가 이 시대에 필요하지 않겠는가. “욕심으로 잉태된 웅장하고 화려한 교회”가 아닌 ‘새 둥지’ 같은 공간이 일구어져야 한다. ‘마중물 한 바가지’가 깊이 있는 지하수를 끌어 올리듯, 서로에게서 깊은 곳에 감추어진 보화를 캐내주며 그 기쁨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야말로 진정한 영성 공동체가 아닐까.
자연에서 배우는 생태적 신앙
예술이 여전히 그 소재를 자연에서 찾고 있듯이, 꿀벌이든 개미든 거미든 가릴 것 없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은 무궁무진하다. 봄의 새싹이 긴 여름철을 푸른 잎으로 보내고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는 것은 결국 떨어지기 위함이고, 가을의 열매도 떨어짐으로 한 해를 마감한다. 밤이건 도토리건 또 사과건 배건 감이건 열매가 맺혀 가지의 끄트머리에 달리는 까닭은 쉽게 떨어져, 또 하나의 계절 순환을 준비하기 위함이고 이것은 다음의 생명이 시작되기 위한 전제가 된다. 또, 이끼는 홀로 설 수 없는 기생 식물이지만 본 생명체를 함부로 훼손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바위나 나무나 흙과 함께 살아가며 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