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 작지만 당찬 아이 녹두
2. 흔들리는 나라 울부짖는 백성
3. 녹두 장군, 화려한 비상
4. 사발통문
5. 고부의 횃불
6. 일어나면 백산 앉으면 죽산
7. 첫 승전보 황토재 전투
8. 총알 먹는 장태, 황룡강 전투
9. 전주성을 점령하다
10. 집강소, 지방자치의 첫걸음
11. 척왜(斥倭의 깃발을 든 농민군
12. 공주에서 우금치까지
13.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다
소설 전봉준 해설
전봉준 연보
소설 전봉준을 전후한 한국사 연표
참고 문헌
책 속으로
청년 전봉준은 나라의 운명이 위태롭다는 것을 벌써 느끼고 있었다. 조정 벼슬아치들은 수구니, 개화니 하고 싸우고 백성들은 벼슬아치들의 등쌀에 견디기 힘들어 그들을 향한 원망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누가 건드리기만 하면 터질 것 같은 종기처럼 백성들은 불만을 가슴 가득 안고 하루하루 버티고 있었다.
벼슬아치들이 함부로 백성을 괴롭히는 것은 정권을 잡고 있는 명성 황후 민씨와 그 척족 세력의 부정부패 때문이었다. 권력의 요직도 과거 시험도 모두 이들 손에 달려 있었다. 돈으로 벼슬을 사기도 하지만 돈 있는 사람을 찾아 억지로 벼슬을 떠안기고 돈을 갈취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 24~25쪽
전봉준은 그즈음 동학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나라에서 탄압하는 동학이지만 이제는 나라도 어쩌지 못할 정도의 큰 세력으로 자라 있었다. 그와 친분이 있는 손화중ㆍ김개남 같은 인물들이 이미 동학에 깊숙이 간여하며 지역 책임자인 접주로 활동하고 있었다.
동학은 1860년에 최제우가 어려움에 부닥쳐 있는 나라와 백성을 구하겠다는 큰 뜻으로 창건한 민족 종교이다.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멸시와 차별을 받으면 안 된다.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새로운 세상을 세우자는 이념은 억압받고 차별받으며 사는 사람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나라에서 금지하는 동학이지만 동학은 온 나라에 회오리처럼 번져 나갔다.
-31~32쪽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농사짓던 차림으로 여러 명 떼 지어 들어오기도 했지만, 글깨나 한 것 같은 선비도 들어왔다. 옷차림을 제법 갖춘 사람도 있었으나 대개는 머리에 수건을 질근 묶은 농부들이 대부분이었다. 지팡이에 몸을 의지해서 먼 길을 걸어온 노약자도 보이고 몽둥이며 칼을 숨겨 온 사람, 사냥으로 이름을 떨치던 포수도 있었다. 저잣거리를 기웃거리며 온갖 말썽을 부리던 무뢰배도 섞여 들어왔다. 그 모양은 가지가지였으나 마음만은 하나였다.
‘나도 동학 모임에 들어가서 사람대접을 받고 싶다. 동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