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말을 할 수 있다고?
그림책 『바람을 만났어요』는 아주 신기한 이야기입니다. 바람과 달팽이가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요! 게다가 주인공 달팽이 팽이는 보이지도 않는 바람을 이야기를 듣고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중요한 것은 팽이가 보이지 않는 바람의 존재를 믿고 소통한다는 사실입니다. 과학적으로 보아도 만약 바람이 소리 없이 움직였다면 우리는 아직도 바람의 존재를 무시했을지 모릅니다. 주인공 팽이는 바람의 부드러운 말소리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그러기에 팽이는 바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그림책, 바로 『바람을 만났어요』입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바람은 자신이 세상을 구경하며 본 것들을 팽이에게 이야기합니다. 숲속에 사는 팽이에게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온통 신기하고 흥미롭습니다. 게다가 바람은 여우를 만나서 사막에 간다고 합니다!
그림책 『바람을 만났어요』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 줍니다. 우리는 경험하고 상상하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듣고 상상하고 그립니다. 이렇게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작지만 아주 소중한 경험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서로 소통하고 상상하면서 점점 더 큰 이야기가 됩니다. 이야기는 문학이 되고 미술이 되고 음악이 됩니다. 그렇게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예술이 됩니다.
일러스트레이터 김유미의 예술 세계
김유미 작가는 데뷔작인 『달팽이의 노래』로 우리에게 웃음꽃 한 다발을 안겨 주었습니다. 김유미 작가는 프랑스 시인 자크 프레베르의 시 「장례식에 가는 달팽이들의 노래」로부터 감동과 영감을 받아 그림책 『달팽이의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신작 그림책 『바람을 만났어요』의 바람과 달팽이라는 캐릭터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유미의 예술 세계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대조적인 바람과 달팽이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유머 감각이라는 하나의 영혼을 지녔습니다. 달팽이의 느린 몸 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