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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는 나는 나는 - 그림책향 22 (양장
저자 김혜란
출판사 향출판사
출판일 2021-11-30
정가 17,000원
ISBN 9791191886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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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하늘을 날면 돼!

아이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아파트 숲길을 걷습니다. 뭔가 단단히 화가 난 듯합니다. 아파트 창문들도 아이의 마음을 아는지 가로 줄이 뚜렷한 블라인드를 무겁게 내렸습니다. 그 앞에 선 나무는 무슨 일이든 저지를 것 같은 검은 고양이를 가득 품었습니다. 벌건 대낮에 꼭 무서운 일이 생길 것 같은 이 분위기는 뭘까요?

울고 싶은 날이야.

그랬군요. 아이의 이 말 한 마디가 모든 걸 말해 주는 듯합니다. 아이는 뭔가 불만스러운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화가 났어요. 그래서 울고 싶은 것이지요. 그런데 어디 가는 길일까요? 다음 장면을 넘겨 봅니다. 갑자기 배경이 모두 사라지고 아이만 남았습니다. 아이의 자세가 좀 이상합니다. 참 엉거주춤하지요? 무슨 일일까요? 갑자기 무서운 누군가를 만났을까요? 아니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는 것일까요?

괜찮아. 그런 날은 하늘을 날면 돼.

이게 무슨 말일까요? 하늘을 날면 된다니? 이 아이한테는 하늘을 나는 초능력이라도 있다는 말일까요? 영화 ‘슈퍼맨’을 보면 클라크가 아무도 없는 자동문에서 슈퍼맨 옷으로 갈아입고 하늘을 날 듯, 이 아이도 혼자 있는 곳에서 초능력을 발휘하려고 저러는 것일까요? 그러나 저러나 다행이긴 합니다. 이 아이는 울적함을 달래는 자신만의 비결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제 그 비결을 볼 차례입니다.

하늘에서 만나는 바람, 물고기, 고양이, 새들의 노래

이어서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갑자기 아이가 날아올라요.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 아파트 창문의 블라인드가 출렁거려요. 사실 블라인드인지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를 창문 같아요. 땅이 기울더니 창문은 바닷물이 되어 쏟아져 내려요. 아파트 창문 때문에 헤엄치지 못했던 물고기들도 쏟아져 나와요. 도저히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할 광경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는지 그 비결은 아직 알지 못하지요.

이제 아이는 하늘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즐깁니다. 바람과 함께 장난치며 놀기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