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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미신의 연대기 : 지워진 믿음의 기록
저자 이창익
출판사 테오리아
출판일 2021-11-30
정가 25,000원
ISBN 9791187789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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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면서 005

1장 미신이란 무엇인가
(1 집합표상: 생각 없는 사회 012
(2 타부: 불안의 공동체 017
(3 수페르스티티오: 가짜 지식 022
(4 데이시다이모니아: 미신의 논리 026
(5 미신과 유사종교 030

2장 기우제
(1 집단 방뇨 042
(2 암장 발굴 050
(3 시장 이전 063
(4 조룡 기우 068
(5 종교의 총력전 073

3장 나병과 인육포식
(1 손가락을 먹은 사람들 080
(2 생식기를 먹은 사람들 088
(3 간을 꺼내 먹은 사람들 097
(4 사람을 잡아먹은 사람들 103
(5 시체를 먹은 사람들 110
(6 인육포식의 논리 118
(7 당신들의 천국, 소록도 130
(8 거세와 단종 145

4장 풍장: 나무에 매달린 시신
(1 살과 피를 말리는 풍장 156
(2 나무에 매달린 시체 164
(3 풍장의 짧은 역사 176
(4 풍장의 의미 185
(5 종두규칙, 조선종두령, 종두제증 189
(6 공동묘지의 기피 197
(7 수장된 시신들 204

5장 복숭아나무와 일목삼신어
(1 복숭아나무 살인 사건 212
(2 정신병 치료와 신장대 222
(3 ‘동팔호’의 사람들 231
(4 눈병과 일목삼신어 239

6장 백백교 연대기
(1?백백도:?백백교의?모체 254
백백도 교주 전정운 / 거꾸로 된 사람: 전정운 신화 / 색마와 살인마가 된 교주 / 전정운의 가계도
(2?백백도에서?백백교로 280
백백교 교주 전용해 / 비밀종교에서 공개종교로 / 백의 의미 / 백백교회 규칙 / 백백교의 주문 / 백백교의 말세론
(3?1937년?이전의?백백교 304
백백교의 내분: 형제와 제자의 이합집산 / 1930년 김화 사건 / 1931년 가평 사건
(4?1937년?백백교?사건 330
판도라의 상자 / 교주의 자살 / 피의자 명세서 / 암장 시신 발굴기 / 밀교주의 / 에로·그로 종교 / 194
우리는 왜 미신을 문제 삼는가
미신이 마음속에서만 살고 있다면 우리가 일부러 미신을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미신이라 불리는 믿음은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늘 행동으로 표출되어 현실 질서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미신을 문제 삼는 것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도 여전히 ‘우리의 미신들’이 형성하는 체계 안에 갇혀 있을 것이기 때문이고 ‘우리의 미신들’이 지금 여기 현실 질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를 형성한 미신들
이 책은 일제강점기를 형성한 미신들을 살펴본다. 일제강점기는 미신이라 불리는 믿음이 특히 자연스럽게 유통되고 소통되던 세계이기 때문이다. 기우 의례, 인육포식, 풍장, 구타 치료, 백백교… 이러한 믿음이 일제강점기를 형성한다.

일제강점기의 사람들은, 산에 올라가 집단 방뇨를 하고 암장을 발굴하고 시장을 이전하고 용을 만들어 빌며, 기우제를 지냈다. 나병을 사람이 사람을 먹어야만 치료가 가능한 천형으로 인식하였다. 천연두는 역신이 일으킨 질병이며 사체를 풍우에 노출하면 역신이 떠난다고 믿어, 풍장을 하였다. 정신병은 영적 존재가 인체에 들어와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므로 이 존재를 몸 밖으로 쫓아내면 병이 치료된다고 믿었고 퇴귀(退鬼의 방법으로, 신이 내리기 좋은 물체인 복숭아나무로 만든 신장대[神將竿]로 병자를 구타했다.

1937년에, 살해당한 사체 304구가 발견되었다. 미발견 사체까지 계산하면 120여 건의 살인 사건을 통해 총 346명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백교(白白敎 교주와 교 간부의 살인 만행이었다. 백백교는 유사종교, 사교(邪敎, 요교(妖敎, 사이비종교의 대명사가 되었다.

왜 일제강점기 사람들은 이러한 믿음을 지녔을까
도대체 왜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믿음을 지녔을까? 우리는 엉뚱하고 황당하고 무지몽매한 사람들을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믿음조차 없었다면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누리기 힘들었던 세계를 상상해야 한다. 그러한 믿음이라도 있어야만 유지될 수 있었던 세계에 대해 성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