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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로 만든 집 -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저자 박영란
출판사 주식회사 우리학교
출판일 2021-12-06
정가 13,000원
ISBN 979116755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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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그해 여름, 짙은 어둠 속을 헤치는
주인이 된 아이의 고군분투

“너 몇 살이야?”
“물려받은 유산은 지킬 줄 아는 나이입니다.”

낯설고도 고단한 여름을 보내는 아이가 있다. 이름은 경주, 나이는 열일곱 살, 성별은 여자. 건장하고 뼈대가 굵어서 만만해 보이지 않는 외모가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이다. 어른들과 대화할 때 나오는 말투는 딱딱하기 그지없다. “집은 안 팝니다.” 그해 여름, 경주가 가장 많이 입에 올린 문장이다. 꼭 필요한 말과 행동을 단호하고 분명하게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보호자였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유산으로 받은 집을 경주가 홀로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집을 팔아 버리려는 어른들 사이에서, 경주는 할아버지의 유언대로 이층집을 지키겠다고 결심한다.

외롭고 가난한 인물들을 보듬는 ‘한밤의 편의점’, 조금 이상한 각자가 모여 우리가 되는 ‘게스트하우스’ 등 특별한 공간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박영란 작가가 이번에는 ‘이층집’의 문을 열었다. 5월이면 꽃향기를 뿜어내는 라일락이 정원 한쪽에 군락을 이루고, 할머니의 계획에 따라 퍼즐 조각처럼 자잘하게 구역이 나뉜 텃밭이 자리하고, 자라나는 경주의 꿈이 되어 준 형광 별이 작은방 천장에 붙어 있는 집. 할아버지와 할머니, 경주의 질서가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집이 이제는 오롯이 경주의 소유가 되었다. 열일곱 살에 주인이 된 경주는 이제 자신만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어른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어린애 같은 어른들,
모두의 질서를 아우르는 어른 같은 아이들

“그 일은 다 어른들이 알아서 해!”
“그 집에 관한 한 삼촌은 아무 권리가 없습니다.”

경주가 보이는 단호함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남긴 당부의 말이 큰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자신이 피해자라고 우기면서 어느새 가해자로 돌변해 버린 인물,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줄곧 돈을 내놓으라며 생떼를 썼던 사람, ‘삼촌’으로부터 경주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어린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