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장 어떤 ‘생각’으로 지도를 그렸을까
세상의 중심은 어디인가, <천하도>
둥글넓적한 한반도, <동람도>
150년 전 전주의 참모습, <완산부지도>
지도에 그려진 단종의 죽음, <월중도>
조선시대 여행용 포켓 지도, <수진일용방>
지도를 글로 풀어 쓴 책, 지리지
우리 마음속에 간직한 세계, 심상 지도
2장 지도에 남은 ‘사람’의 흔적
잊혀진 지도 제작자들
고지도에 담긴 우정, 황윤석과 정철조
숨은 보석, 규남 하백원
1896년, 민영환의 세계 일주
<최척전>의 사연, 그리고 옛사람들의 동아시아 인식
1638년, 몽골에서 소를 수입하다
3장 역사 속 ‘사연’, 고지도로 읽기
전란의 상처, 459장의 그림으로 피어나다
서해의 작은 섬에서 천 년 전 영화(榮華를 생각하다
조선 행정구역의 난해함, 월경지와 견아상입지
지도 속 뱃사공은 어디로 가고 있었을까
조상의 묘소를 그리다, 산도(山圖
서해를 따라 뭍으로 가는 길, <강화도이북해역도>
억울함을 벗은 김정호와 <대동여지도> 목판
부록―우리 고지도에 관한 저자의 추천 정보
조선에만 남아 있는 독특한 세계지도, <천하도>
둥근 원형의 이 지도는 가장 내부의 대륙, 그 외부의 고리 형태의 또 다른 대륙, 그리고 각각의 안과 밖의 바다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조선?중국?일본?오키나와 등 몇몇 아시아의 지명들이 확인되지만, 눈이 하나인 사람들이 산다는 일목국(一目國,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국(不死國, 작은 사람들이 사는 소인국(小人國 등 희한한 나라의 이름들이 등장한다.
이 지도는 임진왜란 이후에 제작된 것이다. 당시 조선의 지식인들은 명나라가 무너지고 오랑캐인 청나라가 중국을 통일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조선만이 사라진 명을 이을 ‘소중화(小中華, 작은 중국’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회는 점차 보수화해 갔고, 유학도 변질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이미 유럽인들이 만든 과학적인 세계지도가 있었음에도 조선의 유학자들은 이해할 수도, 알 필요도 없는 나라 대신, 그들에게 친근했던 중국 문헌에 나오는 나라 이름들을 세계지도 안에 넣어 자신들만의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 냈다.
현재의 한반도 형태가 지도로 구현되기까지, <동국지도>
한반도 지도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것은 바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교한 한반도 지도가 나오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는 따로 있었다. 바로 18세기의 지도학자 정상기이다.
그가 그린 <동국지도>를 본 영조는 찬탄을 금치 못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백리척’이라는 지도 제작 방식 때문이었다. 백리척이란 지도상의 100리를 1척으로 통일하여 축소한 것을 말하는데, 이처럼 정상기는 똑같은 축척을 기준 삼아 전국을 8장의 지도로 그려 내는 혁신적인 업적을 세웠다. 이 지도는 당시 가장 정밀한 한반도 지도로, 이로써 조선 후기 소축척지도의 발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예술적 경지에 올라선 지도, <1872년 지방지도>
지도는 지리정보적 속성, 회화예술적 속성을 모두 지니고 있는데, 고지도에는 유독 예술성이 뛰어난 지도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1872년 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