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서설: 끝나지 않은 5월, 1991년
어둠이 빛을 이긴다 | 패배의 기억, 어둠의 심연 | 젊은 삶/죽음 | 패배의 효과, 아포리아 | 열사 그리고 애도 | 끝나지 않은 5월
1부 열사
01. 열사의 정치학, 기원에 대하여
‘민주화’와 열사
‘열사들’과 시대 | 젊은 죽음, 살아남은 자의 슬픔 | ‘열사의 시대’ 이후, 추방된 죽음들
죽음의 정치, 열사의 정치학
누가 ‘열사’인가, ‘열사’의 사회언어학 | 죽음의 형식들, 기억되거나 기억되지 못하거나 | 노동운동과 열사
노동열사 정치: 전태일에서 1990년대까지
분신: 숭고의 스펙터클, 최후의 ‘도덕적’ 무기 | ‘민주화’ 이후의 노동자의 죽음: 1990년대의 ‘노동열사’ | ‘강성 노조’ 혹은 ‘노조의 전투성’에 대하여
02. 오월 혹은 요절: 죄의식의 계승과 젊은 죽음에 관한 두 개의 고찰
5월 광주, ‘1980년대적 죽음’의 사회적ㆍ도덕적 연원
‘1980년대적’인 죽음 | ‘애도되지 못한 죽음’의 죄의식 | 1986년 5월, 스물세 살 박혜정
이념과 ‘삶’ 사이에 있는 것: 1991년 5월, 열아홉 살 박승희
‘나’와 ‘너’, 죽음과 상호작용하는 정동 | 이념의 정치적 맥락 | 두 개의 결론: 죽음의 개별성과 역사성
03. 고독한 죽음들: 2000년대 이후의 노동열사
신자유주의와 2000년대 이후 노동자의 죽음
세계화의 덫, 또 다른 제단에 바쳐진 목숨들 | 1991년과 2003년 사이: 이현중?이해남 씨의 죽음 | 죽음 앞의 고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 | 21세기형 ‘합법적’ 노동탄압: 손해배상소송과 노동억압의 신자유주의화
전태일 유서가 여전히 쓰이는 나라
노동의 분할, 여전히 ‘해고’는 살인이다 | “열사의 칭호를 던지지 마세요”: ‘열’에서 ‘울’로 | 결론을 대신하여: 두 개의 불가능함 사이에서
2부 애도의 정치, 증오의 정치
04. 노무현 애도사事/史: 한국 정치의 감정구조에
“자살은 자신이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가 되는 죽음의 형식이다. 거의 모든 자살의 밑바탕에는 사회적 타살이라는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으며, 바로 여기에서 죽음의 정치학이 탄생한다. 그것은 인간 존재의 본질에 관한 핵심적 탐구 주제로서, 철학적이고 역사적이며 전체 사회를 비추는 사회학적 거울이기도 하다. 특히 소용돌이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에서 그러한 죽음이 미친 사회적 영향력은 말할 수 없이 크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에 관한 진지한 성찰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할 용기와 그것을 꿰뚫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지적 공백을 메우려고 부단히 노력해온 연구자다. 문학적 기반 위에서 사회학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그의 작업들은 한국 사회의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만나 더욱 더 빛나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그런 그가 우리 사회가 민주화를 거치는 동안 생사의 경계를 넘어간 수많은 희생자들과 정치인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책을 완성했다. 그의 지적 고투에 따뜻한 격려를 보내며, 이 책이 한국 사회의 죽음의 정치학에 관한 풍부한 이론적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_ 정근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열사의 시대’부터 신자유주의 ‘잔인성의 체제’까지
―뜨거운 ‘열(烈’에서 고독한 ‘울(鬱’로
이 책은 1991년 5월, 그 스산하고 어지러웠던 그해 봄 ‘분신 정국’의 장면으로부터 출발한다. 거의 두 달간 전국 각지에서 이어진 수천 번의 집회와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백만의 사람들, 그리고 강경대?박승희?김귀정 등 너무나 빈발했던 젊은 ‘열사’들의 죽음…. 이른바 ‘1991년 5월 투쟁’은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을 계기로 갑작스레 종결을 맞았다. 당시 ‘거리의 학생’ 중 하나였던 저자는 이 느닷없고 재앙 같은, 돌이킬 수 없는 처참한 ‘패배’ 이후 아주 오랫동안 그것의 정체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고, 감히 ‘우리’도 20여 년 동안 그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