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글쓴이 서문
들어가며
| 첫째마당 | 태동
1장 1696년, 협동조합 태동하다 : 협동조합계의 호모 에렉투스 출현
2장 1844년, 지혜로운 협동조합 ‘로치데일 공정개척자회’ : 협동조합 세상의 호모 사피엔스
| 둘째마당 | 신인류
3장 1895년으로 가는 길 : 협동조합의 개척자들과 후예
4장 1895년, 국제협동조합연맹의 창설 : 협동조합이라는 신인류
| 셋째마당 | 이상과 비전
5장 1920년, 반쪽짜리 공화국을 참다운 공화국으로 만들기 위한 ‘협동조합공화국’의 이상
6장 1980년, 다음 세기를 준비하는 협동조합운동의 비전 보고서 《서기 2000년의 협동조합》
| 넷째마당 | 변화와 정체성
7장 1991년, 협동조합 가문의 막둥이, 사회적협동조합
8장 1995년, 국제협동조합연맹,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선언하다
9장 2012년, ‘세계 협동조합의 해’에 제정된 한국의 협동조합기본법
경쟁하지 않을 자유, 협동할 권리를 향한 역사
역사는 시점과 대상과 관점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 세 가지는 기본 요건일 뿐 이에 더해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갈피를 잃지 않도록 방향을 잡고 안내하는 서술의 길잡이가 필요하다. 이 책은 사람들의 결사체로서 협동조합의 역사를 한편으로는 경쟁하지 않을 자유를 추구하는 저항의 역사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협동할 권리를 획득하기 위한 건설과 창조의 역사로 바라본다. 이러한 방향에서 서술하는 것은 두 가지 까닭이 있다.
첫째, 협동조합은 산업혁명 이후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는데 이 시기는 새로운 생산동력을 얻은 산업이 생산력을 증대하며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쟁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살인적인 노동 조건을 강요받은 노동자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으나 이를 피해갈 방법이 없어 희생을 감내해야 했다. 섬유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기, 시장의 수요를 확대하며 생산력을 증대하던 공장들은 노동자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장시간 노동을 요구하면서도 먹고살라고 주는 임금에는 몹시도 인색했다. 그러한 경쟁 체제에 희생되는 삶에서 해방되고자 했던 열망이 사람들을 다른 길로 이끌었던 것이다. 기업들 간의 경쟁은 필연적으로 노동자들의 희생을 동반하므로 경쟁하지 않을 자유를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기존 체제에 대한 저항을 의미했다.
둘째, 공장 밖에서 다른 길을 찾는 과정은 험난했다. 가진 것 없는 노동자들이 함께 살 길을 도모하기 위해 모여 조직을 만드는 것조차 용인되지 않으며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탄압 받던 시대였다. 그래서 장인들을 부리던 돈 많은 고용주들의 단체는 용인되었지만 같은 업종을 가진 장인들이 동업조합을 만드는 것은 금지되었다. 그렇기에 협동조합의 역사는 똘똘 뭉쳐 함께 살 길을 마련하기 위한 권리를 획득하는 길고 험난한 과정이었다. 20세기 들어서야 결사체법이 도입되면서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기 시작했고, 이후 협동조합에 관한 법 또한 제정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2012년이 되어서야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