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교육문제는 참으로 어렵다. 협력보다는 경쟁을 통한 승자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익숙한 한국 사회라서, ‘협력’을 이상 정도로 치부하지 실질적인 협력을 통한 공동체는 잘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가지고 있는 환경(외따로 떨어진 섬나라, 화산과 지진이 잦은 지역, 그리고 다양한 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라는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그들이 이상적인 유토피아를 추구하는 성향을 갖고 있어서인지 우리와는 사뭇 다른 교육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드러나는 뉴질랜드의 교육 방식은 그러나 단순히 이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너무나 합리적이고, 이런 교육이 가능한가 하는 의문까지 갖게 한다.
아이들에게 자유로움을 허락하면서도 선생님의 권위는 손상되지 않고, 그런 가운데에서도 수업은 억지로 주입하거나 재미없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지적 호기심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은 얼마나 이상적인가!
진정한 호기심은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숫자만 나열한 문제,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을 것 같은 것을 단순히 외우는 것에서 오지 않는다.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의 문제를 내가 이해하고 풀어낼 수 있을 때 진정한 호기심이 생기고 그것이 공부로 연결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다. 이 책에서 묘사된 뉴질랜드 교육방식은 정말 그런 이상적인 교육에 가깝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교육방식과 뉴질랜드의 교육방식 중 무엇이 더 낫고, 열등하다고 비교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의 교육방식도 효율성과 성과 면에서 어느 정도는 인정받고 있다. 다만 이 책에 나온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은 선생님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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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그 옆에는 스툴이 있다. 위엄 있는 붉은색에 금빛 왕관 장식이 달려 있고 구불구불한 글씨로 ‘Writer’라고 적혀 있다. 아이들이 자신이 쓴 글을 낭독할 때 앉는 의자다.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 아이들은 선반에 쌓여 있는 큰 주사위를 가지고 와 던진다. 주사위에는 6개의 숫자가 아니라 6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