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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실직 도시 : 기업과 공장이 사라진 도시는 어떻게 되는가
저자 방준호
출판사 (주부키
출판일 2021-12-20
정가 15,000원
ISBN 9788960519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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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군산 가는 길

1. 토박이: 유별나고 애틋한 사람들
2. 운명들: 정규직과 비정규직
3. 찬란: 세계 도시를 꿈꾸다
4. 균열: 불안한 여유
5. 그날: 공장이 떠나던 날
6. 이별: 남은 사람 떠난 사람
7. 풍경들: 치킨집과 원룸촌
8. 정체성: 어디서 무엇을 할까
9. 1년: 전환과 머뭇거림
10. 쉬어 가는 이야기: 익숙한 도시에서
11. 다시: 그저 평소 같은 하루

에필로그: 혼란으로 엮인
군산 토박이 김성우(가명는 최근 6개월짜리 계약직에 사인했다. 전기차 기업 ‘명신’이 새 일터다. 사실 명신에 입사하기 직전 정규직 조건의 사료 공장 면접까지 마친 참이었다. 하지만 명신이 20년 넘게 그가 몸담았던 옛 한국지엠 군산 공장 자리에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마음을 굳혔다. 실직 후 어떻게든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는 생각뿐이었던 그에게 ‘6개월’이니 ‘계약직’이니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282쪽
스물여섯에 당시 대우자동차 공장에 취직했다. 대우에 다니면 1등 신랑감이던 시절이었고, 시쳇말로 공기업 같은 대접을 받았다.(70쪽 그랬던 한국지엠(대우자동차 군산 공장이 운영을 중단했다. 경제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었고, 자본의 논리를 따른 결정이었다. 김성우는 고민 끝에 희망퇴직서를 냈다. 그리고 10개월 뒤 청소업체를 시작했다. 녹록지 않았다. 사업을 접고 이번에는 페인트 공장과 마스크 공장을 거쳤다. ‘깨끗한 공장에서만 일해 본’ 그에게 작고 열악한 공장은 성에 차지 않았다.(281쪽
김성우의 삶은 한때 화려했으나 지금은 몰락한 제조업 도시 군산을 닮았다. 젊어서부터 고향에 터를 잡았고, 안정된 중산층 가정을 이뤘다.(129쪽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는데, 어느 날 일자리가 사라졌다. 퇴직금을 받고 새로운 일을 찾아봤으나 마뜩잖았다. 쫓기듯 구한 새 직장은 어디 내놓기가 부끄러웠다.(222쪽 세상에 처음 내쳐지며 존엄 없는 일의 비루함(234쪽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그나마 저자가 군산에서 만난 사람들 중 유일하게 다시 제조업 현장으로 돌아간 사람이라는 점(287쪽이 김성우의 삶과 도시에서 찾을 수 있는 희망이라면 희망이다.
이 책은 군산이라는 도시가 제조업 도시로 편입되고 몰락하는 과정을 여러 명의 김성우를 통해 바라본다. 그 중심에 선 ‘현대중공업’과 ‘한국지엠(대우자동차’은 기업과 공장의 흥망성쇠가 도시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수도권 본사와 지역 생산 기지 등, 군산의 질서가 확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