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의 빛, 루미나리에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
겨울, 특히 연말에는 긴긴 밤 시간을 화려하게 밝히는 조명들로 도시가 반짝인다. 그림책의 전반부에서 자연의 빛이 이루어내는 해 질 녘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졌다면, 후반부에서는 도시의 가로등과 장식 조명으로 빛나는 장관이 펼쳐진다.
가로등에 불이 하나 켜진다. 유난히 따뜻하고 아늑해 보이는 가로등 불빛은 마치 핀 조명처럼 아이와 수염 할아버지와 개를 내리비춘다. 저 건너편 건물의 창문 하나에도 불이 켜진다. 마치 도시의 화려한 밤이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탄 같다. 다음 장면에서는 길가에 줄지어 선 가로등에 빛이 하나둘 들어오고, 창문마다 불이 켜진다. 그다음부터는 아름답고 화려한 장식 조명들이 거리를 환히 밝히고, 자동차 전조등과 신호등도 도시를 밝히는 데 한몫한다. 앞에서 하루가 가는 걸 아쉬워했던 아이는 이내 도시의 불빛에 매료되어 즐겁게 감상하며 이렇게 외친다. “대낮처럼 환해요!”
건물을 장식하는 조명,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는 조명, 가게 쇼윈도를 장식하는 조명, 집 안을 장식하는 조명까지, 겨울밤을 밝히는 데 총동원된 조명은 빛의 축제, 즉 루미나리에를 연상하게 한다. 직접 밖에 나가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들을 본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집 안에서도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히 빛의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영롱하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빛의 향연을…….
★ 작가의 경험이 녹아든 다양한 인종과 축제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가족들, 또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풍경을 상상하게 된다. 다 같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고, 선물을 주고받고, 노래하며 축제를 즐기는 이 시간은 어느 때보다 가슴 설레고 기쁨이 넘친다. 이처럼 겨울에 크리스마스가 있다는 건 모든 이들에게 축복과도 같다.
『겨울 해 질 녘』에서도 도시의 거리를 누비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힘차 보인다. 장난감 가게로, 선물 가게로, 극장으로, 집으로, 저마다 향하는 곳은 다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