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나서며
삶의 현장, 을지로
청계천의 물줄기가 만든 을지로/ 화려한 스카이라인에 숨겨진 식민역사의 공간, 을지로1가/ 금융 지구의 시작, 을지로2가/ 골뱅이부터 노가리까지, 노포골목 을지로/ 수표동, 장인의 수제화/ 타일·도기·조명 특화거리, 을지로3·4가/ 철공 골목에서 조각 특화구역으로, 산림동/ 대한민국 인쇄 산업의 메카, 을지로·충무로 인쇄 골목/ 인쇄 골목, 그 힘을 잃어가다/ 을지로를 가로지로는 세운상가/ 소개공지대에서 세운상가로/ 재생으로 새로 입은 세운상가/ 지하에 답이 있다, 을지로 지하상가/ 을지로, 재생을 말하다
전통의 활용, 익선동
북촌 아래 작은 한옥 마을, 익선동/ 경성의 건축왕에서 민족 공간의 수호자로/ 정세권의 꿈을 담은 집/ 수표로28길, 그 창의적인 실험들/ 변화와 갈등 사이에 선 익선다다/ 그들의 불편한 동거는 가능할까?/ 화류 문화의 상징 공간, 서울 3대 요정을 만나다/ 칼국수 노포와 낙원동 아구찜/ 락희거리는 과연 즐거울까?/ 성소수자의 해방구에서 길을 잃다
신구의 조화가 만들어 낸, 해방촌
제2의 이태원, 해방촌을 가다/ 실향민, 남산 기슭에서 터전을 일구다/ 전통 옹기 노포 한신옹기/ 신흥로, 펍으로 밤을 열다/ 문화 예술의 새로운 실험 무대 신흥로/ 신흥로 언덕길 따라 해방촌 오거리까지/ 아트마켓으로 변화하는 신흥시장/ 스웨터에서 니트 특성화 거리로/ 주민협의체를 통한 마중물 사업의 실천/ 해방촌의 역사를 간직한 후암동 108 계단/ 독립서점들, 속속 해방촌으로/ 평면도와 입면도 사이, 인문학길 소월로
산업 공간의 재생, 성수동
고가 철교 위와 아래/ 살곶이벌과 뚝섬으로 불렸던 곳/ 봉제 공장에서 인쇄 골목까지/ 자동차 정비소, 성수동으로 모이다/ 전통 3강과 신흥 3강의 만남/ 공동 판매에서 수제화 아카데미까지/ 성수동 수제화 거리 연무장길/ 재생의 실험 무대 성수이로/ 성수동, 착한 기업을 만들다/ 젠트리피케이션의 경험이 약이 될까?
봉제거리 박물관, 창신동
봉제 거리,
오래 보아서 더 예쁜 서울의 뒷골목
서울의 도심 을지로는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대로변을 따라 밀집하여 거대한 스카이라인을 이룬다. 안쪽으로 조금만 더 걷다 보면 고층 빌딩으로 가득했던 도시 분위기는 금세 사라지고 타일, 도기, 조명, 벽지, 페인트 등 저층의 건축 자재 점포로 거리는 바뀐다. 인쇄소, 공업사 등 소규모 공장들이 세월의 무게가 힘겨운 듯 서로를 기대고 골목과 수십 년을 함께해 온 작은 식당들이 노동자의 허기를 달래 주는 곳이 을지로다.
그와 닮은, 도심 한복판에 고립된 섬처럼 홀로 남은 마을도 있다. 좁다란 골목을 따라 전깃줄은 얼기설기 엉켜 있고 조그마한 한옥이 서로 담을 기대며 살아온 옛 정취 가득 풍기는 동네다. 재개발의
위기를 어렵게 이겨내고 이제 봄기운처럼 골목에 생기가 돋아나는 익선동이다. 북촌에 비하면 그리 크지도 않고, 특별할 것도 없는 동네지만 젊은이들로 붐비는 반전의 한옥 마을이다.
1945년 광복과 함께 실향민과 해외 동포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해방촌은 작은 변화들로 도시의 재생을 이끌어 낸 관용성의 도시이다. 스웨터 산업을 근간으로 하는 동네에서 수십 년 된 가게와 새롭게 들어선 가게들이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이 되는 젊은이들의 해방구이다.
구두 공장과 가죽 공장을 비롯해 자동차 정비소, 인쇄소, 철공소 등 공업 지역이었던 성수동은 수십 년의 세월 앞에 허름해져 비어 가는 곳이었다. 그런 성수동 거리 곳곳에 활기가 돌아왔다. 기존의 구두 장인들이 운영하는 공장들과 젊은 패기로 새롭게 등장한 구두 공방들이 조화를 이루며 변화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재생의 무대가 아닐 수 없다.
창신동은 오래된 상가와 주택들이 서로를 기대고 서 있는 경사진 동네다. 다만 슈퍼, 부동산, 미용실 등 제각각 다른 간판을 달고 있는 골목 상점들이 문을 열면 그 간판과는 다른 경관을 보여 주는 특이한 동네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3000여 개에 달하는 소규모 봉제 공장이 골목 곳곳에 자리 잡은 창신동은 동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