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제1부 ‘민중미술가’로서의 40년
나의 어린시절
나의 청년시절
해방 이후 한국 미술계의 흐름
‘현실과 발언’의 탄생
현발에 참여하기까지
전두환정권의 출발과 함께한 현발 창립전
현발의 활약과 공주교도소 벽화 「꿈과 기도」
현발의 쇠퇴와 일본 JAALA전
민족미술협의회의 결성과 민중미술론
민미협과 그림마당 민, 그리고 군사정권의 탄압
문민정부의 등장과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전
광주비엔날레 등 대형 전시회들
이야기 그림과 나의 미술교육론
문화예술위원회 시절
위원장 해임과 ‘한 지붕 두 위원장’ 사건
‘예술과 마을 네트워크’ 이야기
세상을 ‘보는 법’과 여행 이야기
2010년대의 활동들
어쩌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리얼리즘론과 한국 민중미술이 걸어온 길
한국 민중미술의 연원
민중미술과 시대의 어른들
민중미술의 미래
닫는 글
제2부 예술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그림은 살아남을 것인가
좋은 이야기는 세계를 확장한다
모든 보는 것은 미래로 열려 있다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에서 ‘인용과 훔침’
예술의 품격에 대하여
미술의 힘은 역시 리얼리즘이다
예술은 미래를 기억한다
예술의 ‘잡(雜’에 대하여
다시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꺼내 들다
나! ‘코로나19 바이러스’
코로나 이후, 감성 회복이 우선이다
예술가의 일생: 추사 김정희와 김병기 화백 그리고 시인 이상
‘예술과 마을 네트워크’를 제안하며
참고문헌
이미지 출처
어둠 속의 촛불로 태동한 민중미술
민중미술은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1980년대에 송곳 같은 비판의식을 바탕으로 등장했다. 미술평론가 성완경은 4?19혁명 20주년(1980을 맞아 현실문제에 천착하고 현실을 토대로 하는 발언 방식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김정헌을 비롯한 진보적 미술인들에게 민중미술을 표방하는 단체 구성을 제안했고, 이들은 국내 최초의 민중미술 그룹 중 하나인 ‘현실과 발언’(이하 현발을 창립한다. 현발은 당시의 엘리트주의적?심미주의적 화풍을 비판하는 한편, 우리의 삶과 현실을 반영하고 사회적 비판의식을 담은 미술을 추구했다. 하지만 1980년 10월에 열린 창립전에서부터 현발은 탄압에 직면해야 했다. 당시 전시가 열리는 미술관 관장이 현발 회원들의 작품을 보고는 전시장의 전등을 모두 끄고 전시회 자체를 취소해버린 것이다. 전두환 정권을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그림이나 엄혹한 시대의 분위기를 거스르는 화풍의 출품작들이 많았던 까닭이다. 다음날 찾아온 관람객들은 컴컴한 어둠 속에서 촛불을 들고 더듬거리며 작품을 감상해야 했는데, 후에 이 전시는 ‘촛불 전시’라 일컬어졌다.
탄압의 역사 속에서 연마한 저항정신
촛불 전시는 시작에 불과했다. 그 격동의 세월을 지나온 저자가 회고하는 민중미술사는 탄압과 저항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비판적인 현발의 활동은 번번이 군사독재의 탄압에 직면했다. 민중미술은 그전까지만 해도 ‘비판적 현실주의’ 정도로 구분되었으나, 전두환 정권은 현발을 비롯한 미술운동의 동향을 주시했고, 이러한 미술 사조에 ‘민중미술’이라고 이름 붙였다. 여기엔 민중을 선동하는 불온한 미술로 평가하고 경계하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실제로 안전기획부가 나서서 민중미술에 대한 내사를 진행해 ‘불온’ 작가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이들의 작품을 압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중미술의 열기는 전혀 꺾이지 않았고 오히려 거센 탄압에 맞서 여러 민중미술 진영이 결집하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회고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전두환 정권을 비판적으로 다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