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여름, 《산민객담 - 한승헌 변호사의 유머산책》이 나온 뒤 강연?방송?특강?인터뷰 등에서 필자가 강조한 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차려문화, 엄숙주의, 직설막말, 대결논쟁으로부터의 해방이었다. 규격화된 언어와 사고에서 잠시나마 풀려나거나 그것들을 극복하는 무공해 처방으로서 유머 또는 해학이라는 원소를 권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자유정신의 조계租界에서 격조 있는 웃음과 만나는 통로를 알려주고자 했던 것이다.
유머러스한 글쓰기는 필자의 본업(?과는 좀 이질적인 ‘별실 작업’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이 속세에서 백미러나 프리즘을 통하여 인생을 관조하는 정신의 순례도 매우 소중하다고 믿는다. 그런 순례의 길목에 배필 같은 동반자가 바로 유머라고 생각된다.
이번 책에 실린 글도 거의 모두 필자 자신의 체험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그렇기에 생동감, 독창성, 진정성에서 재탕이나 혼성모방과는 다르다고 자부한다. 다만, 넓은 시야와 다양한 메뉴를 생각해서 국내?외의 해학을 조금 소개했다. 이를 통하여 메마른 세상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독자들이 잠시나마 웃음을 가질 수 있기를 필자는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