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5
역자 서문 11
제1장 중국 화가에 대한 재인식
정민의 사례 36
그림의 여기화餘技化 41
후대에 행해진 감식 활동의 효과 55
그림에 대한 재해석: 특별한 경우의 그림 64
그림에 대한 재해석: 산수화와 두루마리 그림 78
제2장 화가의 생계
그림의 용도 97
그림을 얻는 방법 1: 주문과 서신 101
그림을 얻는 방법 2: 중개인과 대리인 108
그림을 얻는 방법 3: 시장과 화실 120
그림값 지불하기 1: 현금 지불과 가격 129
그림값 지불하기 2: 선물, 서비스, 호의 142
그림값 지불하기 3: 환대-우거화가寓居?家 152
막부幕府, 화원?院, 여성 화가 159
제3장 화가의 화실
그림 고객의 결정권 165
그림 그리기를 꺼렸던 화가 182
불만족스러운 고객: 승인받기 위한 초본 그림 190
분본粉本과 화고?稿 195
사생寫生 대 임모臨摹 206
화가의 화실 215
조수 활용하기 220
제4장 화가의 손
회화 주제의 범위 좁히기 236
여러 유형의 화가들: 사회적 지위와 양식 246
화법?法의 유형들: 화풍?風과 사회적 지위 253
문인화가들과 문인화의 수화자受?者들 263
위조된 화가의 손 271
대필화가들 277
동기창과 그의 대필화가들 284
금농과 그의 대필화가들 289
주 299
참고문헌 328
그림목록 338
찾아보기 345
문인화가의 이상화된 이미지와 실제 모습
이 책은 1970년대 이후 케힐이 추구해 왔던 사회경제사적 미술사 연구의 시각 및 방법론이 집대성된 중국 회화 연구서이다. 여기서 저자는 무엇보다도 문인화의 신화를 정면으로 논박한다. 문인화가는 돈과는 무관했다는 기존의 주장을 비판하고 어떻게 그림이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서 제작되고 소비되었는가를 통해 문인화의 상업적인 성격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규명한다.
저자는 17세기에 활동한 정민(鄭旼의 사례를 통해 문인화가들의 이상적인 이미지와 실제 삶의 괴리가 얼마나 심각했는가를 보여 준다. 동시대인 탕연생(湯燕生은 정민에 대해 “날씨가 추우나 더우나 오래된 책 속에 파묻혀 평온하게 살며 평소 말도 입 밖에 내지 않았으며 일상의 사소한 일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하였다. 탕연생의 기록에 따르면 정민은 유교적인 고아함과 세련된 품격을 상징하는 전형적인 문인화가였다. 그러나 1980년대 초에 발견된 정민의 일기를 살펴보면 그는 사실상 직업화가와 다름없었다. 그는 음식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리고 곡식을 얻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하루하루를 연명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극빈했으며 “한 해를 넘기기 위해 나는 그림을 판 돈이 필요하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탕연생의 기록과 정민의 일기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신비화된 문인화가의 이상적인 이미지와 직업화가로 살아야 했던 문인화가의 현실 사이의 격차이다.
그림값은 현금과 물품, 서비스, 호의 등으로 다양
저자는 문인들의 선물용 그림에 주목하고, 이것은 선물 증정의 형식을 빌린 가장 상업적인 그림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선물로 받은 그림은 바로 시장에 내다팔아 현금화할 수 있었다. 이처럼 그림 거래에서 화가들이 받은 대가는 현금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현금을 꺼렸던 문인화가들은 쌀, 소금, 약, 음식, 책 등 물품을 그림값으로 받았다. 아울러 주문자들로부터 서비스, 호의를 받기도 했다.
그림 주문에는 주로 하인을 통한 편지가 활용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