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모차르트가 있다면 박탄고프는 연극계의 모차르트라 불릴 만하다. 그는 연극계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러시아의 교육자이자, 천재적 연출가였지만 30대의 아름다운 나이에 요절했다.
그는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스타니슬랍스키의 연기 메소드를 발전시키며, 공고한 교육적 체계로 만들어냈다. 이 책의 저자 고르차코프는 러시아 혁명의 기운이 새로운 창조의 힘으로 움트던 당시, 박탄고프라는 스승을 만나서 미숙한 연기 지망생에서 연기자로, 그리고 연출가로 성장해갔다. 고르차코프는 박탄고프 바로 옆에서 그의 연출수업을 기록하고,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전하고 있다. 또한 박탄고프가 연출가로서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던 그의 마지막 역작인 ≪프린세스 투란도트≫(카를로 고찌 극본의 연출 과정을 생생히 기록하여 박탄고프 연출 세계의 정수를 현대의 우리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관객들은 연극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연출되어 공연으로 올라가는지 알지 못한다. 막연히 대본에 따라 연기하는 연기자들이 멋진 음악과 의상으로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펼치는 것으로 인식할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숨겨져 있던 공연의 뒷이야기와 진정한 예술 안에서 연기자와 연출가의 성장 과정과 탄생 이야기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그의 생애가 마지막에 가까워지던 1921년은 박탄고프가 병마와 사투를 벌이면서도 ≪프린세스 투란도트≫를 준비하며 매순간 땀과 열기로 가득 찬 시기였다. 창조적 결과물을 얻기까지 때로는 답답하며 때로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겪기도 하지만, 그 결실을 얻는 과정 자체는 매우 드라마틱한 과정이었다. 박탄고프는 매 공연이 ‘일회성’임을 상기시키며, 제자들을 끊임없이 자극하여 자신이 맡은 배역뿐 아니라 다른 배역들까지, 주연부터 단역들까지 각자 자신의 역할에서 개연성과 진정성을 가지길 강조했다.
언뜻 보기에 괜찮다 싶은 연기에도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벽을 깨고 발전하길 요구한다. 제자들은 이러한 스승의 지도에 때로는 좌절하기도 하지만 이내 순수한 창조의 열정으로 한뼘 더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