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고양이와 결혼한 쥐에게 일어난 일 (양장
저자 아나 크리스티나 에레로스
출판사 오후의소묘
출판일 2021-12-31
정가 25,000원
ISBN 9791191744101
수량
“21세기 여자들은 불행을 두려워하거나 운명에 순응하는 대신 망가진 집과 무너진 삶 위로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다. 이야기를 다시 써 나간다.”
―무루(박서영, ‘옮긴이의 후기’ 중에서

옛이야기가 21세기 페미니즘 서사로 다시 쓰일 때
예견되는 비극 끝에서 충격과 공포를 뛰어넘는 희망 찬 이야기

“쥐야, 쥐야, 작은 쥐야, 넌 집도 있는데 왜 결혼을 안 하니? 우리랑 결혼하지 않을래?”
“나는 저 고양이랑 결혼할래!”
구혼자들 중 제일 작고 약해 보이는 새끼고양이와 결혼한, 성격 깔끔하고 성실한 쥐는 행복하게 살았을까요?
위기에 처한 자신의 아내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 새끼고양이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잘난 체하던 쥐가 고양이와 결혼해 비극적인 운명을 맞는다’는 옛이야기를 두 여성 작가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용기 있게 밀고 나갔다. 이 스페인 민담은 여러 버전으로 구전되었고, 19세기에는 훌륭한 신부를 육성하고자 설립된 여학교들에서 교재로 읽혔다고도 한다. ‘여자들이여, 늘 겸손해야 한다.’ 이후, 쥐가 기지를 발휘해 비극적인 운명을 벗어나는 여성주의 각색도 등장했다. 그러나 글 작가인 아나 크리스티나 에레로스는 에둘러 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전통으로 회귀한다. 옛이야기의 형식과 서사를 충실히 따르며 다만 묻는다. ‘잘난 체하는 쥐’가 ‘깔끔하고 성실한 쥐’였다면 결말이 달랐을까? 글의 마지막 문장은 충격적이다. 충격은 당연히 여겼던 모든 것에 균열을 일으킨다.
비올레타 로피스는 그 균열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텍스트과 함께 차곡차곡 쌓여온 그림의 조각들은, 글이 자기만의 결말을 맺고 난 후 새로운 비전을 보여준다. 모든 조각은 퍼즐처럼 한눈에 들어오고, 그러나 도무지 제자리에 있는 듯 보이지 않고 뒤죽박죽 혹은 풍비박산. 이어지는 장면들에서야 그 조각들은 제자리를 찾아간다. 마지막으로 맞춰지는 퍼즐 조각의 제자리는 어디일까? 모든 조각이 저마다의 길을 찾아 나서기를. 인물의 발걸음과 작가의 시선이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