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안녕하세요, 콜센터 연구하는 인류학자입니다
1부 콜센터의 탄생
1장 공순이에서 콜순이로
2장 담배 연기 속 한숨들의 무덤
2부 투구가 된 헤드셋
3장 감정 이상의 노동 현장, 콜센터
4장 어느 상담사의 하루
5장 코로나19 팬데믹이 들춰낸 콜센터의 현주소
3부 새로운 몸을 찾아서
6장 상담사들의 노동운동 도전기
7장 일단 몸부터 펴고 이야기합시다
8장 사이버타리아의 시대, 콜키퍼의 탄생
에필로그 콜키퍼 선언
주
참고문헌
이미지 출처
콜센터의 탄생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학자가 만난 여성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
한국 산업근대화의 상징인 구로공단이 주력하는 산업 분야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으며, 자연스레 공단 내 여성 노동자의 일자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 구로공단에 ‘공순이’라 불린 여공들이 있었다면, 오늘날 같은 장소에서 이름을 바꾼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이하 디지털단지에는 스스로를 ‘콜순이’라 부르는 콜센터 상담사들이 있다. 1부 「콜센터의 탄생」은 디지털단지에서 콜센터를 찾아 나선 저자가 여성 노동 및 인권의 현주소를 50여년 전 구로공단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추적한다. 그럼으로써 오늘날 콜센터 여성 상담사의 삶이 ‘공순이’로 불리던 여공의 삶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밝혀낸다.
특히 오랫동안 흡연과 중독에 대해 연구해온 저자는 콜센터가 상담사들 사이에서 ‘흡연 천국’으로 불린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악성 고객의 갑질과 관리자의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콜센터의 물리적?전자적 감시 시스템에 통제당하는 상담사들은 흡연실을 도피처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콜센터 흡연실은 “한숨들의 무덤”이며 “여기서 흡연이냐 아니면 뛰어내리느냐”는 선택지만 있을 뿐이라고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는 상담사가 있을 정도다. 이 책은 여성 상담사의 흡연율이 높은 원인이 열악한 노동 현장에 있음을 낱낱이 보여주며, 노동자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어떻게 그들의 건강을 해치는지 밝힌다.
‘친절, 정확, 신속’ 뒤에 가려진
감정 그 이상의 노동 현장, 콜센터
콜센터의 콜은 언제나 밀린다. ‘친절, 정확, 신속’을 외치며 항상 ‘미소 띤 음성’으로 콜을 받는 상담사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은 쏟아지는 전화에 밀려 뒷전이 되기 십상이다. 2부 「투구가 된 헤드셋」은 현장에서 상담사가 겪는 구체적인 문제상황을 생생한 인터뷰와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명료하게 전한다. 상담사들은 업무가 바빠 오전에는 자리에서 한번도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화장실이라도 가려면 상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상담 과정에서 내뱉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