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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아픈 몸, 무대에 서다 : 여섯 몸의 삶이 펼쳐지기까지
저자 나드,다리아,박목우,안희제,쟤,홍수영
출판사 오월의봄
출판일 2022-01-19
정가 19,000원
ISBN 9791190422314
수량
연극과 책에 쏟아진 찬사 4
기획의 말 조한진희 12
배우 소개 34

1막 조명이 켜지기 전
여섯 개의 창들, 나의 첫 관객 홍수영 38
‘쓰고 있고, 쓸 수 있는’ 서사 나드 47
석연치 않고,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 다리아 63
나의 일상이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쟤 71
억눌렀던 슬픔이 처음 몸 바깥으로 흘러나올 때 안희제 83
첫 봄비 바다를 두드리는 날에는 박목우 93

2막 막이 오르고
거울 안에는 가만히 내려앉은 평화가
당신의 얼굴처럼 비춰들고 박목우 108
당신의 악역 안희제 122
세심한 존중의 무대 만들기 쟤 139
감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리아 155
시선들 홍수영 168
우리의 삶이 연극이 될 때 나드 181

3막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춤추는 삶이 될 때까지 나드 210
다시 글을 쓰기로 하며 다리아 227
아파도 미안하지 않은 연극 안희제 236
모두를 위한 일터는 가능할까 쟤 249
싸늘함 속에서도 나는 보았지, 번져가는 꿈결을 박목우 264
일상을 건넬 이들의 존재 홍수영 276

부록
대본 290
연극 제작기 조한진희 326
시민연극〈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가 걸어온 길 338
선언 하나: 의심과 몰이해에 맞서
시민연극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에 참여한 여섯 명의 시민배우들은 각기 다른 아픈 몸을 가지고 있다. 병명도 증상도 천차만별이지만, 이들은 종종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 언제 어디에서나 의구심이 이들의 몸을 둘러싼다.
수영은 근육병으로 인한 경련 때문에 얼굴 표정과 움직임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몸이 좋지 않은 날 더 많이 웃게 된다. 입꼬리나 눈 주변 근육을 통제할 수 없어서 웃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는 웃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수영의 표정과 감정을 너무도 손쉽게 동일시하고, 그를 오해하거나 부담스러워하며 떠나간다. 무지한 건 사람들인데, 그 무지 때문에 수영은 거짓말쟁이가 된다. “얼굴 하나, 표정 하나를 갖고 싶어서 헤맸던 시간들. 경련이 웃음으로 변하고, 그 어떤 웃음도 내 것이 아니었던 시간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떠나갔다. 나를 스치듯이 보고 스치듯이 사랑하려 했던 사람들.” 수영에게 가장 기쁜 순간은 누군가 어색한 악수 대신 이런 말을 건넬 때다. “우리 내일 만날래요?” “다음 주에 또 볼까요?”
크론병과 살고 있는 대학생 희제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증세 때문에 학교에 병결 신청을 하는 일이 잦은 그는 겉보기에 멀쩡하다는 이유로 의심을 받는다. 교수나 조교, 친구들에게 자신의 몸에 대해 설명하고 또 설명하지만, 대부분의 이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그는 “건강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자기랑 비슷한데 자꾸 아프다고 하고, 장애인들이 보기에는 불편해 보이지 않는데 자꾸 힘들다고 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비춰진다.
평생 질병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의 몰이해는 그 자체로 하나의 ‘통증’이 된다. 이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단 하나, “우리 사회의 다수가 다양한 질병서사에 노출되고, 다른 아픈 몸들과 연결되는 것”이다. 현대의학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희제는 몸의 증세에 따라 다양한 의료과를 전전하지만, 의사들은 오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