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내일 (양장
저자 백혜영
출판사 고래뱃속(아지북스
출판일 2022-01-24
정가 14,000원
ISBN 9791190747691
수량
시간을 멈출 수는 없지만
시선을 돌릴 수는 있습니다

오늘과 내일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길 위에서 펼쳐집니다. 길은 직선이기도 하고 구부러지기도 하고 가끔 어둠 속에 감춰지거나 외나무다리처럼 불안하게 흔들리지만 사라지지 않습니다. 길은 우리가 걸어가는 물리적인 공간이면서 동시에 멈추지 않고 흐르는 시간입니다. 시간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 이어집니다. 붙잡아 둘 수 없으며 도망칠 수도 없습니다. 책을 펼치면 처음에는 길 끝에서 달려가는 내일만 보입니다. 모두가 내일을 향해 가고 있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숨 가쁘게 그를 따라가게 됩니다. 미친 듯이 속도도 내어 보고 힘겹게 계단을 올라도 보지만 내일은 자꾸만 멀어집니다. 지치고 넘어지고 길을 잃어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알게 됩니다. 오늘의 길 끝에서 만나는 것은 결국 내일이 아니라 또 다른 오늘이라는 것을요. 책의 마지막에서 길의 방향은 반대로 틀어집니다. 내일을 따라가는 오늘과 내일이 따라오는 오늘은 같은 길 위에 있지만 시선의 방향이 다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그림 속의 길을 따라가며 내 삶의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을 멈출 수는 없지만 나의 시선을 어디에 둘지는 선택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내일에만 초점을 맞췄을 때 흐릿했던 여러 풍경이 먼지를 털어 내듯 제 색깔을 찾아갑니다. 그중에 눈길이 오래 머무르는 곳이 있는지, 마음을 잡아끄는 것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내일에게 붙들려 있던 마음을 그곳에 돌리면 내 시간의 방향, 내 길의 방향이 새롭게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새 내일이 오히려 오늘을 향해 달려와 함께 선명해질 것입니다.

내일이 숙제가 아니라 축제가 되기를

Seize the day, 카르페디엠, 욜로…. 이미 일상의 클리셰가 되어 버린 말들입니다. 오늘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하지만 실제의 삶에서는 오늘만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늘에 집중해야 할 때도 있지만 어제를 되새겨야 하는 날도, 내일을 바라보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