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책을 시작하며
목차
1장 / 인류의 여명
문명의 시작
젖을 먹게 된 어른
가축화와 자기가축화
불이 만든 변화
도구를 만드는 도구
2장 / 열대우림을 나서며
털을 버리고 땀샘을 얻다
참 다양한 피부색
생존 유전자가 질병 유전자가 된 까닭
인간 걷다
이제는 없는 우리의 친척들
숲이 준 세 가지 선물
3장 / 육지로 올라서다
임신과 출산
자궁이 생기다
포유류로의 진화
털이 나다
달걀 속껍질
육지에서 숨쉬기
물고기에서 육상 척추동물로 진화하기
4장 / 등뼈를 가진 동물
뼈대 있는 가문의 계보 정리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
턱이 생기기 전
물고기의 흔적
5장 / 감각의 진화
보기 시작하다
잘 듣기와 잘 균형 잡기
피부감각
맛을 보다
냄새를 맡다
6장 / 생명의 시작
생존과 번식
암컷과 수컷의 탄생
세균에서 다세포생물까지
산소
모든 생물의 공통조상
7장 / 인간을 다시 생각하다
퍽 대단히 무척 성공했지만
인종이라는 허깨비
앞으로의 생존과 번식
진화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들
글을 마치며
참고 도서
우리가 인간이 되기까지의, 길고도 흥미진진했던 모험
진화로 설명하는, 설명할 수밖에 없는 인간과 그 조상들의 속사정
우리는 우리가 궁금한 존재다. 우리는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이런 존재가 되었으며 예전엔 어떤 존재였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인간이 품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품고 있을 이 궁금증은 몇 천 년 간 철학 사상과 종교에 의존하여 설명되곤 했지만, 이제 우리는 진화론과 발전하는 생명과학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진화로 설명되는 우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저자의 말마따나 진화는 어머니의 사랑 혹은 연인 간의 사랑 같은 이른바 숭고한 것들도 진화론적인 측면, 즉 생존과 번식 그리고 유전으로 설명된다는 게 시원섭섭하고 마뜩찮은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 시원섭섭한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진화로 설명되는 우리가 특별하다고 강조한다. 사실에 기반한 과학적 설명이 우리라는 경이로운 존재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시간의 역순으로 진행된다. 진화의 역사에서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인류의 초기 문명부터 시작하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지만 어색하지 않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인간의 도구 사용, 직립보행, 자기가축화 등 독자들이 가장 흥미를 가질 만한 ‘인간의 진화’ 부분이 책의 전반부에 다뤄져, 진화의 개념과 주요한 사례들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책 후반부에 등장하는 친숙하지 못한 고대 생명체보다 가깝고 친숙한 우리 현생 인류들의 이야기로 시작하기 때문에 진화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한다.
책의 전반부는 인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찬란한 성공보다는 고된 역경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물론 인류는 문명을 건설하면서 지구 상에서 ‘대단히 성공’한 종이 되었지만 그 이전의 모습들을 보면 그 고달픔이 느껴진다. 열대우림에서 벗어난 인류가 다른 포식자들에 밀렸던 시절, 다른 포유류에 비해서도 험난한 임신과 출산 과정, 뱃살 스트레스의 원인이 처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