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싹둑 끊어 내면, 나의 내일은 가뿐할 텐데.”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훌훌』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며 독립을 꿈꾸던 열여덟 살 유리가 곁의 사람들과 연결되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 유리의 한 계절을 함께하면서 우리는 자연히 어떤 ‘사이’를 떠올리게 된다. 식탁에 마주 앉아 스팸을 같이 먹는 사이. 추운 날 아침에 옷을 충분히 따뜻하게 입었는지 확인하는 사이. 내가 처음으로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던 상대방의 표정을 기억하는 사이. 혈연이든 비혈연이든 마음의 한 토막을 기꺼이 내어 주게 되는 그 사이의 이름이 바로 ‘가족’임을 『훌훌』은 상기시킨다. 묻어 두었던 감정과 외면해 왔던 과거를 직시함으로써 홀가분해지는 마음, 또 누군가와 이어지고 맞닿을수록 가붓해지는 어떤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빈틈없이 단단한 문장으로 들어찬 소설이다.
오늘의 청소년들에게 자신 있게 건네고 싶은 읽을거리를 발굴하고자 시작된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은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수상작을 내 왔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독고솜에게 반하면』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은 가히 폭발적인 반응으로 응답했으니, 수상작이 없었던 지난해의 애석함과 아쉬움도 그만큼 컸을 테다. 제12회 수상작 『훌훌』은 2년의 기다림에 부응할 뿐만 아니라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의 문학적 성취를 또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을 수작이다. 이번 심사평에 많이 언급된 단어 중 하나는 ‘믿음’이었다. “인물과 사건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에 믿음이 가는 작품”(송수연,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신뢰가 갔다”(이선주, “폭력에 대해 쉽게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가 지켜보는 작가의 시선이 믿음직스럽다”(진형민. 『훌훌』은 입양을 소재로 한 작품이고, 인간에게 내재된 폭력성을 응시하는 장면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질료를 가지고 글을 짓는 과정에서 작가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혹여나 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