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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는, 비둘기 (양장
저자 고정순
출판사 만만한책방
출판일 2022-02-10
정가 13,000원
ISBN 979118949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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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아저씨가 말씀하신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날개가 아닐까?”
비둘기, 부풀어 오른 검은 비닐봉지와 함께 희망을 꿈꾸다.

늙은 쥐 아저씨의 간절한 기도도 잠시, 얼마 뒤 비둘기는 길 위에 부서진 유리 조각에 발목 한쪽마저 잃고 맙니다. 날개를 잃었을 때도 묵묵하고 성실하게 땅 위를 부지런히 걸으며 삶을 이어갔듯이 이번에도 비둘기는 남은 한쪽 발로 콩 콩 콩, 뒤뚱뒤뚱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익숙해지려 노력합니다. 그러던 어느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 검은 비닐봉지 하나가 날아와 비둘기 목에 감겨 떨어질 줄 몰랐습니다. 비둘기는 어떻게 해도 떨어지지 않는 검은 비닐봉지를 보며 늙은 쥐 아저씨의 기도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게 됩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그 무엇을 말입니다.

‘이게 뭘까?’
검은 비닐봉지 속으로 바람이 들어오더니
조금씩 동그랗게 부풀기 시작했습니다.

절망 끝에서도 ‘나’를 잃지 않기 위해
같은 길을 걸었을 모든 비둘기에게 박수를!

<가드를 올리고>를 통해 절망 끝에선 모든 사람들에게 간절한 파이팅을 보내고, <철사 코끼리>를 통해 가슴 아픈 이별의 상처를 극복하는 한 소년의 마음을 전하고, <어느 늙은 산양 이야기>를 통해 가장 멋진 죽음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이란 걸 깨닫게 준 고정순 작가가 이번에는 계속되는 시련 속에서도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외다리 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나는, 비둘기>로 돌아왔습니다.

“죽어 마땅한 존재들이 된 비둘기는 오늘도 도시를 떠돌며 사람들이 남긴 음식물 찌꺼기와 토사물을 먹는다. 그나마 다친 데 없이 온전한 비둘기들은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깨진 유리 조각이나 캔에 찔려 발가락이나 발목을 잃은 비둘기들은 쩔뚝이며 걷는다. 언제부터 비둘기들의 발가락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기형으로 변한 비둘기 발가락을 볼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되었다.
새는 보통 자유를 상징하지만 나는 날지 못하는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