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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로드 짐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72
저자 조셉 콘래드
출판사 살림(주
출판일 2022-01-28
정가 12,000원
ISBN 9788952243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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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짐』을 찾아서
너무 로맨틱해서 비현실적인 인물,
하지만 ‘꿈꾸는 나’, ‘또 다른 로맨틱한 나’를
발견하게 해주는 로드 짐

이 소설이 로드 짐을 보여주는 방식은 단순하지 않다. 시점도 변화하면서 주로 말로의 회상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말로의 이야기는 직접 이야기하는 대화체 형식으로 시간 순서를 따르면서도 필요하다면 나중 이야기를 먼저 끌어오거나 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뒷부분에 가서는 편지와 직접 쓴 원고의 형태로 로드 짐의 최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입체적 구조의 『로드 짐』을 다 읽고 나면 소설이 던지는 여러 가지 복잡한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 ‘로드 짐’을 향해 어떤 느낌이 드는가? 그의 비극적인 결말을 두고 그가 영웅적인 선택을 했다고 느끼는가, 아니면 그가 바보 같다고 느끼는가? 그를 향해 연민과 공감을 느끼는가, 아니면 그저 안타까운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가? 그가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현실적인 인물로 여겨지는가, 아니면 실제로는 만날 수 없는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인물처럼 여겨지는가? 그의 선택과 행동들이 나름대로 그럴 수도 있는 선택과 행동으로 보이는가, 아니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선택과 행동으로 보이는가? 질문이 아주 복잡하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분명 각자마다 나름대로 느낌과 판단이 다를 것이다. 위의 여러 느낌들 중 딱 한 가지 느낌만을 분명하게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 느낌을 동시에 한꺼번에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이 소설 자체가 분명하게 답을 보여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우리를 답으로 이끄는 게 아니라 질문으로 이끌고 있다. 그리고 그 질문 자체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다. 질문이 복잡하니까 대답이나 반응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뛰어난 작품이 주는 매력은 바로 거기에 있다.
그가 침몰을 앞둔 배에서 뛰어내리는 대목을 읽었을 때, 우리는 그를 속으로 비난했을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랬을 것이라고 그를 용납하게 되지는 않았을까? 그때 그는 우리와 별다르지 않은 친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