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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우리 안의 파시즘 2.0 : 내 편만 옳은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저자 임지헌 외 공저
출판사 휴머니스트출판그룹
출판일 2022-02-14
정가 16,000원
ISBN 979116080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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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우리 안의 파시즘, 그 후 20년
일상적 파시즘은 어떻게 진화했는가?_임지현

01. 능력주의의 두 얼굴
민주적 공정사회인가, 엘리트 계급사회인가?_이진우

02. 세대-연공-인구 착종이 낳은 기득권
한국의 노동시장 불평등은 어디서 유래하는가?_이철승

03. 국민주권 민주주의에 사로잡힌 한국정치
참여가 대의를 밀어낼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_박상훈

04. 식민지 남성성과 추격발전주의
한국사회는 왜 기후위기를 직면하지 못하는가?_정희진

05. 너무 익숙해서 낯선 일상적 인종주의
한국에는 정말 인종차별이 없을까?_조영한

06. 주목경제 시대의 주인공, 관종
프로보커터는 어떻게 담론을 오염시키는가?_김내훈

07. 한국의 작은 독재자들
정치종교와 문화종교 개념으로 살펴보는 퇴행적 대중의 출현_김진호

08. 천千의 언어, 천千의 대화
부사의 정치학이 낳은 배제와 억압을 넘어서_우찬제

09. 우리 안의 행진곡과 소리의 식민성
청각을 통해 작동하는 일상 속의 파시즘_배묘정
1. 민주주의는 어떻게 더욱더 퇴보하고 있는가
― 1.0에서 2.0으로 진화한 ‘우리 안의 파시즘’

1999년 여름 《당대비평》에 ‘우리 안의 파시즘’ 특집이 발표되자 한국사회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때는 처음으로 ‘민주화세력’이 집권에 성공했던 시기로, IMF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믿어 의심치 않던 때였다. ‘우리 안의 파시즘’은 민주화세력이 사회를 개혁하고 진보로 이끈다는 믿음에 제동을 걸었다. 운동권의 군사주의와 서열주의, 명망가들의 성추행과 가정폭력 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오랫동안 한국사회에 스며든 지도자 숭배와 복종의 문화, 가부장주의와 성차별주의, 민족주의적 과대망상증과 외국인 혐오 등을 고발한 ‘우리 안의 파시즘’ 담론은 ‘일상적 파시즘’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 파헤쳤다.

그러자 ‘운동의 후퇴국면에서 나타나는 문화주의와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부터 ‘민중을 파시스트로 간주하고 적으로 돌리는 논리’라는 비난까지 격렬한 반응이 뒤따랐다. 1987년 6월항쟁 이후 수없이 좌절되었던 민주화가 정권교체라는 형식으로 실현된 것에 찬물을 끼얹는 소리로 들렸던 것이다. ‘우리 안의 파시즘’ 특집을 기획하고 일상적 파시즘을 한국사회의 주요 의제로 끌어올린 역사학자 임지현은 이와 같은 반응에서 ‘좋은 헤게모니를 가진 우리’가 ‘나쁜 헤게모니를 가진 저들’을 몰아내면 문제가 모두 해결될 것이라는 민주화세력의 안일한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만 22년이 지난 지금, 임지현 교수는 지난 20여 년 동안 권력의 작동방식이 힘에 의한 강제와 억압에서 내면화된 규율과 동의를 통한 자발적 복종으로 이동했다고 진단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일으킨 의학적 비상사태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문제는 의학적 비상사태를 깊이 있게 토론하는 과정 없이 ‘위기’라는 이름으로 모든 논의를 봉쇄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 한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