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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충분하지 않다 : 불평등한 세계를 넘어서는 인권
저자 새뮤얼 모인
출판사 (주글항아리
출판일 2022-02-11
정가 23,000원
ISBN 9788967359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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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서론

1장 자코뱅파의 유산: 사회 정의의 기원들
2장 국민 복지와 세계인권선언
3장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제2권리장전
4장 제국 이후의 복지 세계화
5장 기본 욕구와 인권
6장 전 지구적 윤리, 평등에서 최저 생활까지
7장 신자유주의 소용돌이 속의 인권

결론: 크로이소스의 세계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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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과 충분성, 자코뱅파의 이상
인권과 평등, 충분성에 대한 논의는 루소를 포함한 여러 사상가와 심지어 성서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지만, 실제 정치의 장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프랑스혁명과 자코뱅파의 정책들부터였다. 프랑스혁명은 ‘필요를 넘어서는 세계’를 약속하고 평등주의적 공동체를 설정함으로써, 인권이라는 말을 일찍이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 복지’를 위한 논쟁을 거의 처음으로 촉발시켰다. 자코뱅파의 국가는 공정한 분배, 특히 대강의 물질적 평등을 염두에 두면서도 재화를 충분한 정도로 지급해야 한다는 난제를 가시화하는 데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1793년 인권 선언에서 빈곤 구제와 공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최초의 두 사회권 개념을 탄생시키는 등, 자코뱅파는 최초의 복지국가라고 할 만한 체제를 만들어냈다. 비록 이를 완전히 실현해내지는 못했지만, 충분성과 평등이라는 두 요구를 조화시키려고 애쓰면서 공정한 분배를 약속했다.
이렇게 충분성과 평등은 프랑스혁명에 이르기까지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오며 국민복지국가가 등장하자 둘은 분리되기 시작한다. 영국의 사회학자 T. H. 마셜이 이야기했듯이, 근대 복지국가는 빈곤층의 삶을 문제시함으로써 그들이 더 이상 궁핍하지 않게 했으나 부유층이 얼마나 높은 곳에서 빈곤층을 내려다보는지는 간과하고 말았다. 분명 자코뱅파의 이상을 계승했으나 그 계승이 완전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그 증거로 세계인권선언이 발족 당시에는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최근 몇십 년 사이에야 전혀 다른 의미로 주목받고 있는 것을 지적한다. 세계인권선언은 국민복지국가의 헌장이나 본보기로서 주로 분배에 관련된 정의에 대한 것이었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사상, 표현, 신체의 자유 등 개인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세계인권선언은 경제권, 사회권, 건강권 등 복지주의의 열망을 담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회적 최저치를 넘어서는 사회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