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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달밤에 (양장
저자 이혜리
출판사 보림출판사(주
출판일 2022-02-25
정가 15,000원
ISBN 9788943314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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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 숲, 조각난 하늘에 보름달이 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아파트들이 빽빽하게 늘어섰다. 다닥다닥 들어선 똑같은 모양의 건물들, 똑같은 모양의 창문들 사이로 활짝 열린 작은 창 하나가 보인다. 창가에는 남자아이 하나가 앉아 있다. 늦도록 잠이 오지 않는 모양이다. 달은 이지러진 곳 없이 꽉 찬 보름달이다. 달빛은 휘영청 밝다.
환한 달빛에 이끌려 아이가 달을 올려다본다. 달은 유난히 크고 유난히 밝다. 마법에라도 걸린 듯 보름달은 점점 커지고 아이를 덮칠 기세로 가까워지더니, 두둥! 느닷없이 보름달처럼 둥글고 커다란 얼굴이 아이 앞을 가로막는다. 아이 앞에 등장한 것은 보름달처럼 둥근 얼굴에 오색 빛깔의 갈기를 휘날리는 사자! 사자는 놀자는 듯 고개를 까닥거리며 아이를 부른다. 놀랄 틈도 없고 망설일 이유도 없다. 아이는 냉큼 사자 등 위로 뛰어내린다.

보름달처럼 둥근 얼굴의 사자가 우리를 부른다
아이는 사자와 함께 동네를 돌며 외친다. “얘들아, 모여라. 신나게 놀자!”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아이들이 쏟아져 나온다. 성냥갑 같은 집, 레고블록으로 쌓아올린 것 같은 동네에도 뛰어놀고 싶은 아이들이 살고 있다.
아이들은 환한 보름달 달빛 아래에서 사자와 함께 신명나게 뛰어논다. 뛰고 구르고 뒹굴며, 웃고 떠들고 소리치며. 사자의 오색 갈기가 달빛에 반짝이며 휘날리고, 아이들의 즐거운 함성이, 힘차게 뛰는 맥박이, 가쁜 숨소리가 온 세상을 채우고 온 우주를 뒤흔들며 유유히 뻗어나간다.
아이가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사자도 아이들도 모두 사라졌다. 달빛은 아파트 숲을 환하게 물들이고 보름달은 언제 그랬냐는 듯 얌전히 하늘에 걸려 시치미를 떼고 있다. 사자는 정말 찾아왔던 걸까? 그저 아이의 상상이었을까? 이 모든 것이 보름달의 마법인 걸까?

힘차고도 섬세한 펜화로 구현한 활기차고 몽환적인 달밤
깊은 밤처럼 어두운 틀 안에 힘차고도 섬세한 펜화가 놓여 있다. 검은 펜 선 아래 배어나오는 색들은 깊고도 아련하다. 검푸른 빛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