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는 성별을 바꿔서 읽기에 알맞은 장르다!
『미스터 라푼젤』은 세계적인 전래동화 12편을 골라 각 등장인물의 성별만 바꿔 각색한 소설집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에서 결말을 달리하거나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키지 않고 오로지 성별만 바꿨을 뿐인데,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질투심 많은 계부를 피해 일곱 명의 여자 난쟁이들 집에 사는 왕자의 이야기 「백설왕자」, 잘못을 저지른 엄마를 대신하여 무시무시한 야수의 성에 들어간 막내아들의 이야기 「미남과 야수」, 탑 꼭대기에 갇힌 왕자와 왕자의 긴 수염을 잡고 매일 탑을 오르는 공주의 이야기 「미스터 라푼젤」, 엄마를 죽인 거인과 맞서 싸우는 용감한 외동딸의 이야기 「재클린과 콩나무」 등등 그동안의 경험과 인식이 완전히 뒤바뀌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전래동화는 우리가 어렸을 때 가장 먼저 듣는 이야기이자 모든 이야기의 토대가 된다. 특히 선과 악의 차이점, 사회 전반에 흐르는 도덕률을 가르쳐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미스터 라푼젤』은 성별 하나를 바꿈으로써 수세기 동안 견고하게 쌓인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책이다. 우리는 이 익숙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읽으며 각 등장인물이 어떻게 행동할 거라는 편견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고, 성별을 뛰어넘는 매력적인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여자아이가 집밖을 무대 삼아 자신의 힘을 자랑하고,
남자아이가 거리낌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하여
아빠와 엄마가 직접 만든 책
『미스터 라푼젤』은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스트인 조나단 플랙켓이 개발한 ‘성별 반전 알고리즘(어떤 문장에서든 성별을 나타내는 단어를 골라 자동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만든 책이다. 그의 아내 캐리 프란스만이 이 알고리즘을 오래된 전래동화에 적용시켜보자고 제안한 덕분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실제로 조나단 플랙켓이 어렸을 때 그의 아버지가 매일 밤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줬는데, 아이 몰래 전래동화에서 등장인물의 성별을 바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