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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변신하는 여자들 : 한국 근대 여성 지식인의 자기서사
저자 장영은
출판사 오월의봄
출판일 2022-01-28
정가 17,000원
ISBN 979116873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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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며 ? 4

1. 출판인과 승려: 김일엽의 고백 11
동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 / 자서전을 대신해서 쓴 글 / 글쓰기라는 사상 / 나는 왜 스님이 되었는가? / 과거의 결과가 아직도 여기에

2. 배우와 소설가: 최정희의 다짐 33
내 문학의 출발 / 내가 쓴 모든 소설의 주인공 / 굳이 변명하지 않는 여성들 / 부끄럽지 않은 소설 쓰기 / 여승 못 되던 날

3. 시인과 로비스트: 모윤숙의 변명 63
어처구니없는 풍문 / 모멸과 비굴 / 의젓한 백발의 신사 / 무거운 사명 / 정신의 지향성 / 낙랑클럽과 김수임 / 허물이 많아 불완전한 인생

4. 총장과 특사: 김활란의 회한 105
기독교의 복음 / 한국 여성의 아우성 / 한국 최초의 여성 박사 /
이 나라 유일의 여성 최고 학부 / 여성 지식인의 종교성 /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 화려한 승리의 길

5. 장관과 당수: 임영신의 자찬 143
아버지와 남자 형제들 / 한국을 구제하는 일 / 가정생활 이탈 / 여자국민당과 상공부 / 국회의원 선거 출마 / 직분과 자기 혐오

6. 연설가와 농촌운동가: 박인덕의 재기 171
가정에서 사회로 / 1896년생 동갑내기 친구들 / 개명과 남장 /
미국 가는 언니 / 청중의 환호 / 인간에 대한 강렬한 기록 /
영어와 일본어 / 칼날을 쥔 처지 / 정치범과 모범수 / 마지막 도전

7. 저격수와 의사醫師: 이화림의 증언 209
의과대학의 만학도 / 공부와 이동 / 춘실, 동해, 화림 / 중산대학의 독서회 / 조선의용대원의 재정비 교육 / 원로혁명가의 항변 / 일과 생명

8. 혁명가와 관료: 허정숙의 침묵 241
너는 누구인가? / 조선의 콜론타이 / 역사적인 죄악 폭로문 /
숙청의 설계자들 / 정치적 생명의 보호자 / 보편적인 모순

주 ? 273 / 발표 지면 ? 313 / 도판 출처 ? 314
자기 자신에 관해 말하기: ‘진실한 자서전’은 가능한가
『변신하는 여자들』은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한다. 여성은 어떤 순간에 자신의 삶을 글로 쓰게 되는가? 이 질문을 이렇게 바꿔볼 수도 있다. 여성은 어떤 순간에 자신의 삶에 대해 침묵하게 되는가? 때로 침묵은 더욱더 강력한 발화가 되기도 한다. 자기서사의 화자는 글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숨기기도 한다. 자신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숨기고자 하는 이 복잡한 욕망이야말로 이 책이 주목하는 자기서사의 매우 독특한 지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덟 명의 여성들은 자기서사의 화자로서 각기 고유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이라는 진실을 탐구해나갔다.
무엇보다, 수필집 『젊은 날의 증언』을 비롯해 팔순이 넘는 나이까지 왕성히 글을 쓴 소설가 최정희는 자신을 감추면서 동시에 드러내는 이중의 진실이 자기서사의 본질임을 예리하게 파악한 작가였다. 제2차 카프 검거 사건으로도 불리는 1934년 신건설사 사건은 그녀의 삶을 뒤흔들었다. 최정희는 9개월간 수감 생활을 하며 그간 지니고 있던 종교적(기독교 신념을 모두 버리고, 스스로를 구원할 길은 오직 문학밖에 없다는 목소리를 새롭게 내면화하게 된다. 그리고 그 뒤부터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를 소설들을 쓰기 시작한다. 작품의 주인공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그녀는 「내 소설의 주인공들: 어머니일지도 모르고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라는 글로써 밝혔다.
“나 자신의 이야기인 것같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나 나는 굳이 변명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쓴 모든 소설의 주인공이 ‘나’일 수도 있고 ‘나’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 주인공이 자신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어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최정희는 ‘굳이 변명하지 않는’ 여성들의 삶을 재현하고자 했다. 같은 맥락에서 사랑과 연애에 관한 소설을 쓰면서도 그에 대해 직접 말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녀는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호한 여성 주인공의 사랑을 다룬 소설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재기 발판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