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의 말 _ 007
서문 _ 013
CHAPTER 1 지방에 관한, 있는 그대로의 시선들 _ 029
CHAPTER 2 비만인 여성으로 세상에서 살아남기 _ 071
CHAPTER 3 누가, 왜, 비만과 살을 세상의 적으로 만들었는가 _ 099
CHAPTER 4 비만 페티시, 성차별과 계급주의의 산물 _151
CHAPTER 5 비만과 권력의 상관관계, 그 너머의 진짜 이야기들 _197
찾아보기 _ 229
책 속으로
본래 큰 탈 없이 만들어진 우리 몸을 두고 뭔가 잘못되고 나쁘다며 손가락질하는 세상이야말로 모든 문제의 원흉이다. 그 사실을 자각하는 것은 우리가 수렁에서 빠져나오게 돕는 첫걸음이기에 이 책을 쓰는 지금 나는 설레고 들뜬다. _23~24쪽
물건의 치수가 규격화된다면 어떨까? 특정 소비자의 신체적 특징과 형체에 맞춰 셔츠 칼라와 신발을 만드는 대신 평균적인 인간들을 위해, 평균적인 규격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천을 직조하고 실을 잣는 직기와 엔진을 평균적인 규격으로 만들어, 그 기계를 작동시키는 인간 육체가 긴 하루 내내 기계에 적응하도록 하면 어떨까? 노동자 개개인에게 맞추어 기계를 제작하거나 수정하지 않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상상해보라! -62쪽
‘평균’과 ‘전형’의 숫자 게임에 놀아나기를 거부하는 몸은 시대의 이데올로기가 강요하는 대로 따르지 않는 고집불통으로 보인다. ‘살이 찐 느낌’은 실제 느낌이나 살이 찐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저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일 뿐이다. 살이 쪄서 나쁜 시민이다! 살이 쪄서 정상이 아니다! 살이 쪄서 부적합하다! _70-쪽
여성들이 기꺼이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것은 심적인 편의에 관한 문제다. 항상 공간을 확보하고 상대를 위해 공간을 만드는 측면에서는 남성의 편의가 우선된다. 바로 이것이, 여자라면 규칙을 잘 따르고 주변의 기대와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회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모든 사람의 편의다. 그런데 비만 여성들에게는 움츠리고 양보해야 한다는 의무에 한 겹이 더해진다. 받아들여지지 않는 우리의 몸을 더욱 작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_86쪽
교회력에서 일 년 중 그리스도의 생명이 재현되는 기간의 정점, 희생과 구원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그 순간에 기독교의 교리는 신앙심이 얕디얕은 신도들조차 말 그대로 빈약한meager(‘마른’ 혹은 ‘수척하다’는 의미인 라틴어 macrum에서 유래한 단어다 음식만을 먹도록 요구한다. 미덕과 마름, 성스러움과 단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