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에 감춰진 아동 노동의 슬픈 현실,
끔찍한 폭력과 부패한 권력의 민낯을 보여주는 장편소설
이 소설은 인도네시아의 빈민가에 사는 열두 살 남자아이가 계속되는 고난에도 불구하고 축구선수가 되고픈 꿈을 좇으며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소년 부디는 끔찍한 아동 노동의 현장 한가운데에 내던져져 있다. 10대 초반의 아이들은 햇볕 한 줌 들지 않는 먼지 자욱한 축구화 봉제 공장에서 감시와 매질과 해고의 위협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당장의 끼니와 집세를 마련하느라 교육의 기회 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러나 소년은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다 떨어진 짝퉁 축구화를 신고, 빛바랜 셔츠를 입고, 당장 밥을 굶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가슴에 간직한 꿈만은 포기하지 않는다. 소년의 계획은 간단하다. 축구선수가 되어 세계 최고의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의 불길한 킥 한 번이 소년의 세계를 무너뜨린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가장 위험한 드래곤에게 빚을 지고 만다. 이제 소년의 꿈뿐만 아니라 목숨이 위기에 놓인다. 피가 멈추지 않는 혈우병을 앓으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운명에 최선을 다하는 한 소년의 심리가 가슴 절절하게 읽히며 독자들에게 감동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작품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것은, 주인공 부디의 할머니가 들려주는 인도네시아의 옛이야기들이다. 옛이야기에는 작은 섬에 고립되어 사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애환이 잘 그려져 있고, 더 나은 세상으로 떠나고픈 엣 사람들의 소망이 깊이 잠재되어 있다. 그 모습이,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과 겹친다. 인도네시아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는 온갖 고난을 견디고서도 여전히 살아남아 ‘불멸’이라는 별명이 붙여진 인물이다. 연륜과 지혜를 갖춘 할머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인공 소년에게는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그날의 킥 한 번이 가져온 기막힌 운명!!
부디는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잠시라도 짬이 나면 동네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