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전반에 걸쳐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깔려 있긴 하지만, 이 소설에는 또한
<인생>
이나
<허삼관 매혈기>
등 이후의 작품들에서 만개한 위화 특유의 유머 감각, 즉 능청스런 풍자와 해학이 곳곳에 살아 있다. 특히 자신을 철두철미한 후레자식으로 만들어가던 아버지 쑨광차이가 인륜과 도덕을 무시한 채 저지르는 온갖 만행은 쑨광린의 유년에 그늘을 드리우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폭소를 자아내며 작품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또한 유년의 사건사고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에 대한 호기심, 또래 친구들과 저지른 충동적인 행동들 역시 방관자이기만 했던 쑨광린을 세상으로 바짝 끌어당기는 동시에 독자를 숨죽여 웃게 만든다. 밤마다 거듭되는 자위행위에 죄의식을 느끼던 쑨광린이 쑤위의 도움으로 광명을 되찾고, 몰래 누드 사진을 보며 여성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는 유쾌한 성장소설의 면모도 엿볼 수 있다.
허삼관>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