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꼭꼭 뭉쳐 너에게 줄게!
이 주먹밥을 먹으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거야.
아름다운 삶을 바라는 행복한 상상.
내가 마법사라면 주먹밥에 어떤 마음을 넣을까?
기발하고 환상적이며 아름답고 따뜻한 그림책.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보이는 면이 면지인데, 이 책은 면지를 그냥 휙 넘길 수가 없다. 폭죽 주먹밥, 행운 주먹밥, 눈사람 주먹밥, 웃음보 주먹밥, 변신 주먹밥, 용기 주먹밥, 투시 주먹밥, 평화 주먹밥, 재미 주먹밥, 배려 주먹밥, 외계인 주먹밥, 감동 주먹밥……. 갖가지 주먹밥이 면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면지만 봐도 마음이 들뜨게 된다. 나만의 주먹밥 이름 붙이기를 하고 싶어질 테다. 면지를 넘기면 속표지가 보이는데, 망토를 걸치고 앞치마를 두른 주인공이 손에 커다란 주걱을 들고 등장한다. 그런데 사람이 아니다. 주인공은 바닷속처럼 보이는 마을에 사는 오징어 가족의 남매 중 오빠다. 기발하고 흥미로운 배경과 등장인물이 아닐 수 없다.
아침 일찍 잠이 깬 주인공, 그런데 집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 방을 나가 보니, 어라, 주방이 마법사의 부엌으로 바뀌어 있는 게 아닌가! 주인공의 머릿속에 번뜩 떠오른 것은 바로 주먹밥. 마법사의 부엌이라 준비는 완벽했다. 주인공은 밥에 여러 재료를 섞고 조물조물 꾹꾹 뭉쳐 주먹밥을 만들고는 마법의 주문을 외운다. 그렇게 푸짐하게 갖가지 주먹밥을 만들어 놓았을 때 늦잠을 잔 엄마와 아빠, 동생이 나온다. 주인공은 정신없이 출근하는 엄마와 아빠에게 주먹밥을 싸 주고, 삐죽거리는 동생에게 주먹밥을 권한다. 이제 주먹밥의 마법이 펼쳐질 시간. 동생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기분이 좋아지고, 신나는 주먹밥과 노래 주먹밥을 먹은 엄마는 승용차 안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향기 주먹밥과 끌림 주먹밥을 먹은 아빠는 붐비는 전철 안에서 사람들의 호감을 산다. 주인공은 동생과 함께 어린이집 선생님께도 주먹밥을 드리고, 청소 할아버지와 떠돌이 개, 길고양이에게도 주먹밥을 나누어 준다. 그렇게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